짝사랑하던 무속인 굿값 '슬쩍'…산산이 깨진 무속인 '사랑'

  • 입력 2016-06-30 11:29  |  수정 2016-06-30 11:29  |  발행일 2016-06-30 제1면

 술에 취해 평소 흠모하던 여성 무속인의 '굿값'을 훔친 남성 무속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무속인 전모(38)씨는 지난해 10월 같은 일을 하던 무속인 장모(46·여)씨를 만났다.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은 같은 무속인을 만나야 한다는 속설 덕에 이 둘의 사이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장씨와 함께 일을 하고 싶었던 전씨는 무속인임에도 장씨가 굿을 할 때 쓰는 도구들을 챙겨주는 '보조'로 일했다.


 전씨는 일 때문에 장씨의 집에 자주 드나들었고, 장씨 집 현관문 비밀번호도 자연스레 알게 됐다.


 사적인 만남이 공적인 업무로까지 이어지면서 결국 사달이 났다. 함께 일을 하면서 종종 다퉜던 탓에 이들의 감정은 점차 틀어졌다.
 지난 26일에도 이들은 한 차례 언성을 높였고, 전씨는 장씨에게 서운한 마음을 안고 있었다.


 다음날 오후 9시께. 전씨는 술을 마시고 홧김에 아무도 없는 장씨 집을 찾았다.

 

 집 안에 들어간 전씨는 우연히 옷걸이에 걸려 있던 옷을 건드렸고, 현금 700만원이 든 돈 봉투가 툭 떨어졌다.


 이중 500만원은 장씨가 굿값으로 받은 돈이었다. 돈을 확인한 전씨는 봉투를 들고 장씨 집을 황급히 나왔다.


 이튿날 장씨는 옷에 뒀던 돈이 사라진 사실을 알았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장씨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고, 이를 본 장씨는 매우 놀랐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장씨가 사는 12층에서 내리는 전씨의 모습이 확인됐다.


 15분 뒤 전씨는 다시 내려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다. 호주머니에는 돈 봉투가 들어 있었다.


 장씨는 급작스럽게 연락을 끊은 전씨와 어렵사리 만났고, 경찰은 이때 전씨를 붙잡았다.


 익산경찰서는 30일 침입절도 혐의로 전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전씨는 경찰에서 "장씨에게 서운한 감정도 있었고 술에 취해 홧김에 돈을 훔쳤다"고 진술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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