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반골목·보리밥골목·팥죽골목…모든 식당이 ‘복제불가’ 맛의 원조

  • 이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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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01   |  발행일 2016-07-01 제34면   |  수정 2016-07-01
목포 별미골목을 찾아서
■ 2부 여름 이야기-목포
20160701
목포 백반의 대표주자인 돌집식당의 8천원짜리 한상 차림. 중앙의 바지락탕과 조기탕이 압권이다.

복만동 ‘백반거리’의 돌집식당
조기탕·바지락국에 20가지 반찬
1인분 8천원 한상차림 ‘입이 쩍’

분식집도 ‘묵은지는 기본’ 눈길
주전부리로는 쑥굴레 단연 첫손

한 도시의 음식은 주로 백반정식에 고스란히 담긴다. 수선스럽기만 한 한정식은 자칫 돈낭비가 된다. 목포도 백반 한 상 잘 받으면 ‘빙고’다.

여행 둘째 날 점심은 목포 식객 최기동 목포 시의원의 주선으로 목포 복만동 ‘백반거리’에서 해결했다. 돌집을 필두로 백성식당, 061식당, 통운회관 등 네 곳이 다정스럽게 모여 있다. ‘돌집식당’에 들어갔다. 동양화가 족히 10여 점 걸려 있다. 꼭 갤러리 같다. 목포는 아무리 형편이 어려워도 향토 출신 수묵화 한 점 사주는 걸 애향심으로 여긴다.

1인분 8천원짜리 한 상을 받았다. 이리 푸짐하게 내주고 돈이 남을까 싶었다. 일단 조기탕과 바지락국이 모든 반찬을 호령하며 무게중심을 잡는다. 그 주위로 깔리는 고사리, 죽순, 묵은지, 열무, 솔(부추), 작은 게, 계란말이, 도라지, 오이, 버섯, 영계, 우엉, 아욱대, 말린 깡다리무침, 감자, 깍두기…. 솔직히 1인분 수만원 하는 여느 한정식 밥상보다 더 진정성이 느껴졌다.

여기서 멈추면 안된다. 목포스러운 먹자골목이 줄을 잇는다.

목포여객선터미널 앞쪽 항동시장 옆에 ‘보리밥 골목’이 있다. 진도식당, 완도식당, 암태식당, 도초식당, 장산식당 등의 간판이 걸려 있다. 여기 주메뉴는 보리밥과 생선요리. 유달산 자락에서 내려오는 차범석길과 수문로가 만나는 남교동에는 ‘팥죽골목’이 있다. 평화분식, 모범분식, 가락지 등 세 곳이 모두 팥죽을 판다. 이곳 팥죽은 팥칼국수 스타일이다. 다들 분식집이지만 누가 목포에 있는 식당 아니랄까봐 어김없이 묵은지를 낸다.

나그네의 마지막 식사는 금동의 ‘장터식당’ 히트 메뉴이자 목포5미 중 하나인 덮밥 같은 ‘꽃게살무침비빔밥’이었다. 주방 한편에선 연신 꽃게를 토막 내 생살을 발라내고 있다. 그 생살에 갖은 전분 및 장류 등을 가미해 비빔밥용 소스를 만든다. 그 소스를 밥에 부어 비빈 뒤 구운 김에 싸 먹으면 된다. 워낙 유명해 주말에는 20~30분 줄을 서야 된다.

구수한 게 생각나면 목포의 대표적 콩국수 집인 대안동 ‘유달콩물’, 목포의 대표 간식으로는 49년 창립된 무안동 ‘코롬방 제과점’을 추천한다. ‘목포의 황남빵집’으로 불리는 ‘코롬방 제과점’은 크림치즈바게트와 새우바게트로 대박이 났다. 죽동 루미나리에 골목에 있는 쑥굴레도 목포의 대표 간식이다. 삶은 쑥을 다져 찹쌀가루와 섞어 경단처럼 둥글게 뭉친 뒤 끓는 물에 삶고 팥이나 녹두 고물을 묻힌 뒤 조청과 곁들여 먹으면 된다.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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