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계측기 제조업체 성서産團의 <주>쎄텍

  •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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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05 07:48  |  수정 2016-07-05 09:23  |  발행일 2016-07-05 제19면
年매출 7∼8% 연구개발 투자…너트 런너 등 3가지 국내 첫 국산화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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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서구 신당동 성서산업단지에 위치한 쎄텍 본사.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위치하고 있는 <주>쎄텍은 종합계측기 제조업체다. 스트레인 게이지 방식의 토크 트랜스듀서와 로드셀, 너트런너, 인디게이터, 변위변환기와 디지털 인디게이터, 증폭기 등이 이 회사의 주력 제품이다.

이 회사는 우수한 품질과 고정밀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산업생산 설비 현장에 지속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신기술 개발과 함께 국산화를 통해 생산설비의 경쟁력 확보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회전형 토크 트랜스듀서 및 너트 러너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현대모비스, 현대위아를 비롯한 자동차 및 부품사에 납품하는 등 업계에서도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창립 20주년 맞은 쎄텍

쎄텍은 ‘연도회사’라는 이름으로 1996년 6월 설립됐다. 당시 38세에 불과했던 임영남 쎄텍 상무는 이 회사를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임 상무는 “대우기전(현 이래오토모티브시스템)의 생산현장에서 근무했다. 일을 하면서 가장 필요로 했던 부분이 센서였는데, 당시에는 미국·일본 등지에서 전량 수입했다. 여기에서 착안해 이들 센서를 국산화하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들 제품을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무역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면서 나름대로 이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고 제품분석을 시작했다. 임 상무는 “직원 한 명과 제품을 수입해가면서 망가진 것은 다시 수거해 뜯어보고 원리를 파악해 도면화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무역을 통해 연간 2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던 중 IMF외환위기가 불어닥쳤다. 환율이 2배 이상 뛰어 무역으로는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았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그는 “IMF 당시 환율이 너무 올라 여러 무역회사들이 무너졌다. 환율 때문에 무역회사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손해를 보니까 오히려 노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기간 준비해왔던 자료를 가지고 제품 국산화를 위한 구체화 작업에 들어갔다. 1년여의 준비기간을 거쳐 1999년 2월에 제조업으로 등록했다”고 설명했다.


IMF때 高환율로 고전…무역회사→제조업 변신
日서 전량 수입하던 제품 국산화해 경쟁력 높여
R&D에 ‘사활’중기청 과제 매년 1∼2건씩 수행
영업력 강화해 中·말레이시아 등 해외진출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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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계측기 제조업체인 쎄텍이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산업용 계측기 센서 토크 트랜스듀서

◆지속적인 기술개발

쎄텍은 미국, 일본 등지에서 전량 수입해 쓰던 제품을 국산화함으로써 수입대체 효과를 가져왔으며, 국내 제조기업들의 가격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쎄텍이 국내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제품은 토크 트랜스듀서 브러시 타입·브러시리스 타입, 너트런너 등 세 가지다. 아날로그 신호를 이용하거나 디지털 신호를 이용해 토크를 측정·제어하는 장치인 토크트랜스듀서, 일정한 토크를 유지하면서 자동으로 너트를 조여주는 장치인 너트 러너 등을 국산화한 데 이어 배터리타입의 핸드헬드 제품도 개발 중이다.

이처럼 쎄텍이 외산장비를 국산화할 수 있었던 것은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쎄텍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중소기업청 과제 등을 매년 1~2건씩 수행하고 있다. 임 상무는 “중소기업은 자체 연구개발을 하는데 자금 및 인력 등에서 제한사항이 많다. 대표의 기술개발에 대한 의지가 없다면 기술발전을 이루기 힘들다”고 말했다.

쎄텍은 연간 매출의 7~8%를 연구개발비로 사용할 만큼 기술 및 품질개발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그 결과 외국 제품보다 더 정밀한 제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임 상무는 “국내에 우리회사와 경쟁하는 업체가 서너 곳 있지만 단연 우리 회사가 업계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며 “외국제품과도 품질 차이가 없고 오히려 정확도 측면에서 3배 이상 뛰어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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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으로 너트를 조여주는 장치인 너트 런너

쎄텍의 연구개발 의지는 끝이 없다. 지금도 새로운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임 상무는 “토크 트랜스듀서는 현재 1세대인 브러시 타입, 2세대인 브러시리스 타입이 있다. 우리는 이에 그치지 않고 디지털화된 3세대 토크 트랜스듀서를 개발 중”이라며 “현존하는 제품보다 정밀도와 내구성이 높으면서 공정 간소화 및 가격경쟁력도 있는 제품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상무는 중소기업의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정부 과제 준비시 서류 절차가 너무 까다로워 간소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소기업은 정부 과제를 통해 기술개발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서류에서 너무 많은 것을 따진다.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서류를 준비하는 인력이 필요한데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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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텍 직원들이 제조라인에서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해외시장에도 도전

그동안 외산제품의 국산화에 집중했던 쎄텍은 향후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꿈꾸고 있다.

임 상무는 “그동안 부족했던 영업력을 조금 더 강화시킬 생각이다. 중국, 말레이시아 등의 국가에 현지인을 고용해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쎄텍은 각종 해외전시회 참가를 통해서도 제품을 알릴 예정이다. 특히 오는 10월26일부터 29일까지 일본 나고야에서 열리는 이업종 교류 전시회인 ‘멧세 나고야’에 대구경북기계협동조합에서 꾸리는 대구공동관에 참여해 일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임 상무는 “도쿄 코트라를 통해 너트 런너에 대한 문의를 몇 번 받은 적이 있다. 올해에는 기계조합을 통해 나고야에 너트러너와 현재 개발중인 핸드헬드 제품을 출품해 일본시장을 개척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과거엔 일본에서 수입을 많이 했는데 역으로 국산 제품을 일본에 수출하면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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