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구 평리동 황만태씨, 지체장애에도 불구 30여년 봉사활동…‘서구의 마당발’

  • 문순덕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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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13   |  발행일 2016-07-13 제14면   |  수정 2016-07-13
통장·자율방범대장·청소년지도 등
지역 곳곳 누비며 이웃돕기에 앞장
대구 서구 평리동 황만태씨, 지체장애에도 불구 30여년 봉사활동…‘서구의 마당발’
황만태씨가 학생들을 상대로 홍보물을 나눠주며 청소년 선도 활동을 하고 있다. <황만태씨 제공>

30여년 동안 대구 서구지역을 누비면서 발품을 팔아 이웃을 돕는 데 앞장서온 황만태씨(56·대구시 서구 평리동)는 ‘서구의 마당발’로 불린다.

황씨는 산업역군이 되고자 대구공고를 졸업한 후 3산단 염색공장에 다니던 중 기계에 천을 밀어 넣다가 왼손 손가락이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장기입원을 해야했고 장애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자신을 학대하며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어느 날 간호사들이 봉사를 가면서 황씨에게 동참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했고 선뜻 따라간 것이 지금까지 봉사를 계속하게 된 계기가 됐다. 그 당시 담티고개 부근에 있던 한 재활원에 갔는데 자신보다 더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이 매사 긍정적인 자세로 즐겁게 생활하는 것을 보고 큰 용기와 희망을 얻었다.

그동안 절망에 빠져있던 모습이 싫어졌다. 장애를 뛰어넘어 희망을 품고 ‘할 수 있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생활하는 그들을 보고 많은 것을 느꼈다.

1981년 서구로 전입해 82년 3월 평리2동 8통 3반장을 맡으면서 주민의 심부름꾼으로 그들의 애로사항을 들으며 동고동락하면서 성실히 봉사하기 시작했다. 그의 근면성실함을 본 주민의 추천으로 86년부터는 통장이 돼 더 많은 사람을 위해 봉사하고, 주민과 소통하면서 더불어 사는 따뜻한 이웃 만들기와 주민 화합에 크게 기여했다.

1992년 자율방범대장이 되어서는 순찰활동과 청소년 선도 보호활동에 나서면서 범죄예방활동에 적극 나섰다. 2013년부터는 서구청소년지도협의회장으로 중고생들에게 ‘생활 실천 예절’ 홍보물을 배부하고 ‘청소년 사랑 가족 한마음 캠프’를 설치해 가정의 소중함과 자연 사랑을 일깨워줬다.

자신이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달라 농산물 가게로 버는 적은 수입으로도 어렵게 생활하는 이웃과 저소득 장애인 자녀, 모범청소년을 돕기도 했다. 또한 관내 홀몸노인과 어려운 이웃에게 유류대 및 백미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봉사하는 황씨같은 사람이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는 지금보다 더 살맛나는 사회가 되리라 믿는다.

문순덕 시민기자 msd561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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