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여름 바캉스 특집-계곡] 청송, ‘명불허전’ 주왕산·절골계곡·주산지…

  • 배운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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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15   |  발행일 2016-07-15 제36면   |  수정 2016-07-15
얼음골서 맛보는 천연 에어컨의 신비
발길 닿는 대로 가기만 해도 최고 선택
20160715
피서객들이 사계절 맑은 물이 흐르는 신성계곡 하천에서 다슬기를 잡고 있다. <청송군 제공>

청송. 그 이름만으로도 눈부시게 푸르고 시원하다. 시원하다 못해 서늘하다. 얼음골에 가면 한여름에도 오싹한 한기마저 든다. 청송이 국내 최고의 피서지인 이유다.

여름철 피서지라면 당연히 바닷가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 부대끼는 해수욕장에 넌더리가 난 사람들은 산과 계곡을 찾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하고,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고 했다. 청송이 바로 그런 곳이다. 청송은 어느 곳에서나 초입에 서면 울울창창한 푸른 솔의 바다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주왕산은 계곡과 하천이 조화롭게 펼쳐진 곳이다. 병풍처럼 둘러쳐진 바위와 그 사이를 휘감아 도는 주방천은 더위에 지친 사람들을 짙은 산 그늘이 보듬어 준다. 주왕산의 비경, 절골계곡의 여름은 온전히 이곳을 찾는 사람의 몫이다. 발길 닿는 곳은 모두 쉴 만한 물가이고, 손에 닿는 물은 차갑다.

주왕산 내연에 위치한 절골계곡은 대전사에서 용연폭포로 이어지는 주왕계곡 코스나 물안개가 아름다운 주산지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옛날 절이 있었다는 유래에서 ‘절골’이라 불리게 된 절골계곡은 사람이 많지 않아 호젓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주왕산의 속살 같은 곳이다. 절골계곡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인 주산지는 인간의 시름을 모두 벗어 던지고 싶어지게 만드는 곳이다.

절골계곡을 오르다 용기를 내어 산행도 즐길 수 있다. 산 너머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내원 마을이 기다린다. 지금은 사람이 모두 떠나고 갈대 숲 사이 노루와 산토끼가 뛰논다.

주왕산에서 영덕 옥계계곡 쪽으로 가다보면 얼음골 인공폭포가 쏟아져 내린다. 겨울에는 인공암벽이 돼 국제빙벽 등반대회가 열리는 곳이다. 얼음골은 희한하게 날씨가 더워져야 얼음이 언다. 이곳에 있으면 천연 냉장고 안에 들어가 앉은 느낌이다. 너무 오래 있으면 안 된다. 감기 들기 십상이다.

안덕면 신성리 신성계곡과 백석탄은 한여름에 빛난다. 낙동강 상류에 위치한 신성계곡은 계곡과 나란히 도로가 나있어 드라이브 코스로 더 이름났다. 계곡이 시작되는 안덕면의 방호정 인근은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는 너른 숲이 펼쳐져 쉬어가기에 좋다. 신성계곡 최고의 피서지는 백석탄이다. 용암이 빠르게 흐르다 굳어버린 하얀 바위가 이색적인 풍광을 그린다.

배운철기자 baeu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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