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자녀 언어습관 교육

  • 이효설
  • |
  • 입력 2016-07-18 08:07  |  수정 2016-07-18 08:24  |  발행일 2016-07-18 제17면
“욕은 삶을 망치는 나쁜 습관…차분하게 설명하라”
20160718
아이들이 듣고 말하고 싶은 아름다운 말이 포스트잇에 적혀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되
상대를 배려하는 말하기 가르쳐야

다양한 책에 나오는 속담·격언 인용
상황·주제 맞게 활용하는 것도 방법
돌려 말하는 간접적 표현도 효과적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있다. 언어 습관이 더욱 그렇다. 아이들이 가정에서 쓰는 말투를 보면 학교에서 친구들이나 선생님께도 그런 말투를 쓰지 않을까 걱정일 때가 많다. 우리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서도 아름답고 품격 있는 말을 사용하도록 초등학교 때부터 좋은 언어 습관을 들이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막연하게 걱정만 하지 말고 선배 학부모이자 현직 교사의 조언에서 필요한 해답을 찾아보자.

Q: 아이는 부모의 거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 항상 조심하는데도 잘하고 있는지 걱정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우리 아이와 행복한 대화를 하면서 좋은 언어 습관을 가지게 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자녀의 마음을 고려해 아이들에게 맞는 방법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났을 때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갈등을 일으키게 되는 원인을 찾아 해결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양한 속담이나 예화 등을 활용해 말하거나 비유법을 이용해 말한다면 굳이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아도 자녀 스스로 자신을 되돌아보며 반성하게 됩니다. 이때 자녀에게 부모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말하되 배려하는 말하기로 표현한다면 더욱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행복하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부모 자신의 대화 유형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습니다. 김형태의 저서 ‘집단상담의 이론과 실제’(동문사)에서 보면 자녀와의 대화시 나타나는 대표적인 유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거봐, 내가 뭐라고 했어. 너 지난번에도 나랑 약속했잖아”처럼 일방적으로 누구나 알고 있는 식의 상황에서부터 이론까지 장황하게 늘어놓고 설명하는 강의·훈계형, “너 학교에서도 이러니? 제대로 하긴 하니?” 등 마치 체크리스트를 앞에 두고 열거하는 식으로 일일이 확인하는 확인형, “이 말은 지난번 말과 다르잖아”처럼 대화가 마치 형사가 취조하는 분위기에서 이루어지는 조사형, “거기에서 네가 잘못했구나. 그 부분은 나중에 사과해라. 알았지?”와 같이 조급하게 상대방의 잘못을 가리는 솔로몬형, “네 입장을 충분히 이해해. 나라도 그렇게 했을 거야. 우리 같이 생각해보자”와 같은 수용형, “난 너의 잠재력을 믿는다. 넌 할 수 있어. 계속 노력해봐”처럼 애정을 바탕으로 한 믿고 또 믿고형이 있습니다.

Q: 자녀에게 좋은 언어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부모가 기억해둬야 할 언어 사용 기법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대화를 나눌 때 직설적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상대방이 기분이 나쁘지 않도록 부탁하거나 돌려서 말하는 간접적인 표현을 통한 말하기가 좋습니다. “너 왜 이렇게 떠들어! 시끄러워 책을 읽을 수 없잖아”라고 말하기보다는 “지금 내가 책을 읽고 있는데 조용히 해 줄 수 있겠니”라고 돌려서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 다른 방법으로 논어, 명심보감, 격언, 명언 등 다양한 책에서 이미 제시된 상황과 주제에 따라 알맞게 활용해 말하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나쁜 말을 많이 하니”라고 말하기보다는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라는 말처럼 다른 사람에게 바르고 고운 말을 사용해야 한단다”라고 속담을 인용해 말할 수 있습니다.

Q: 평소에 아이들이 은어와 비속어를 습관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욕하는 아이의 언어 지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아이가 처음으로 욕을 하는 시기는 빠르면 5세 정도부터입니다. 이때는 큰 죄의식 없이 욕을 모르고 모방하는 단계이므로 부모가 크게 당황해 혼을 내기보다는 지금 사용하는 말이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나쁜 말임을 차분히 말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쁜 말이라는 것을 일러준 후에도 비속어를 말할 때는 조금 더 단호하게 야단을 치고 상대방에게 사과하도록 지도합니다.

사춘기의 자녀가 격한 감정 상태에서 욕을 사용할 경우에는 그 순간 바로 면박을 주기보다는 아이의 감정이 누그러졌을 때 그런 말은 옆에서 듣는 사람도 힘들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것이 좋습니다. 습관적으로 욕을 하는 아이들에게는 욕의 뜻을 알려줘 줄이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욕은 자신의 삶을 망치는 나쁜 습관임을 일깨워 줍니다.

Q: 아이의 바른 언어 습관을 위해 도움이 될 만한 자료가 있을까요.

A: 대구시교육청에서 발행(2015·2016년)해 올해 5학년 학생과 학부모에게 제공한 언어문화개선자료집이 있습니다. ‘아이의 마음을 여는 따뜻한 말하기’(학부모용)에는 가정에서 자녀와 있었을 법한 상황에서 아이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대화할 수 있는 자료들이, ‘친구야, 이렇게 말하면 어떨까?’(학생용)에는 학교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서 친구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말하기 방법이 수록돼 있으니 참고하면 됩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한샘초등학교 황선희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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