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도인] 월경 고르게 하고 통증 가라앉히는 복숭아 씨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6-07-19 07:53  |  수정 2016-07-19 07:53  |  발행일 2016-07-19 제23면
[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도인] 월경 고르게 하고 통증 가라앉히는 복숭아 씨


도인(桃仁)은 장미과에 속한 낙엽소교목인 복숭아나무에 달린 과실 종자다. 복숭아의 과육을 먹고 나면 작고도 단단한 알갱이(核)가 나온다. 단단한 내과피(內果皮)를 제거하면 홍종(紅棕)색을 띤 난원형의 납작한 씨앗이 나온다. 종피가 있는 씨앗을 유피(留皮)도인이라 한다. 유피도인을 끓는 물에 데쳐 종피를 제거하면 하얀색의 거피(去皮)도인이 된다. 도인의 성질은 평평하여 차지도 뜨겁지도 않으며, 맛은 쓰면서 달다.

옛날 복숭아나무를 재배하며 살아가는 마을이 있었다. 계곡을 따라 복숭아나무 숲이 끝도 없이 펼쳐진다. 복사꽃이 한창 필 때면 그야말로 무릉도원이었다. 마을사람들에게 복숭아는 생활 자체였다. 모두 복숭아를 많이 먹어 피부가 좋고 젊어보였다. 복숭아나무는 귀신을 쫓는다고 믿고 집안에 심지 않고 제상에도 올리지 않았다. 복숭아꽃으로는 차를 만들어 먹었다. 동쪽으로 뻗은 가지로는 인형이나 부적을 만들어 나쁜 기운을 막았다. 과실 속의 단단한 알갱이는 베갯속으로 이용했다.

다만 알갱이 속의 도인이라는 종자는 함부로 사용하지 못했다. 마을의 한 임신부가 도인을 먹고 나서 호흡곤란을 겪었기 때문이다. 결국 설사와 하혈을 하면서 유산했다. 이를 지켜본 의원은 도인의 약효를 대충 짐작했다. 의원에게 예쁜 딸이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랫배가 아프다며 쓰러졌다. 평소에 월경통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아예 월경이 나오지 않았다.

열이 나고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가렵고 변비까지 심해졌다. 의원은 고심하다가 딸에게 도인을 달여 먹였다. 신기하게도 월경이 통하면서 통증이 사라지고 변비도 좋아졌다. 그 후 도인은 활혈통경거어제로 부인과의 조경(調經)이나 산후병에 빼놓을 수 없는 약이 되었다. 어혈(瘀血)이나 타박상으로 인한 통증에도 유효하다. <제생한의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