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 하나된 대구 어르신-서울 젊은이

  • 글·사진=박태칠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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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7   |  발행일 2016-07-27 제12면   |  수정 2016-07-27
“나이·지역·말씨 문제 안돼요”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직원들
‘밥동이봉사단’ 무료급식 동참
쌀 기부 등 매년 지역사랑 실천
봉사로 하나된 대구 어르신-서울 젊은이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임직원들이 무료 급식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은 대구에 둥지를 틀기 전부터 지역사랑을 적극 실천해오고 있다.

지난 21일 오전 11시 대구시 동구 율하동의 샛터공원. 30℃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에 깔끔한 차림의 젊은이 10여명이 나타났다. 땀을 뻘뻘 흘리며 무료급식을 준비하던 ‘밥동이 봉사단’의 이종수 회장이 반갑게 이들을 맞았다.

“아이고, 어서 오이소. 날씨도 더운데 이렇게 또 와 주셨네. 반갑습니다.” 이 회장의 인사에 젊은이들이 답례를 하자, 분홍색 티셔츠를 입은 봉사단원들도 모두 일손을 멈추고 일어서서 환한 얼굴로 인사를 건넨다. 샛터공원에 갑자기 활기가 넘친다.

젊은이들은 재바르게 연두색 조끼와 녹색 앞치마를 두르고 위생모와 장갑을 착용한다. 영문으로 KERIS라고 적힌 앞치마에 한국학술정보원이란 글씨가 보인다.

이들은 대구혁신도시에 둥지를 튼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직원들이다. 무료급식봉사에 익숙한 듯 밥동이 봉사단 틈새에 섞여 소독한 식기를 닦거나 반찬을 준비하고 설거지 준비를 한다.

곧이어 한석수 한국학술정보원장이 도착하고 배식이 시작됐다. 여름철 보양식인 삼계탕이다. 그때까지 음식을 준비하던 봉사단원들은 땀을 훔치며 뒤로 물러나고 배식과 설거지는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직원들이 맡았다.

“저 사람들이 오면 우리가 좀 쉴 수 있다카이. 일도 얼마나 잘하는지 몰라. 마무리까지 깨끗하게 하니 참 예뻐.” 밥동이 봉사단 어르신들이 흐뭇하게 이들을 바라본다. 350명분의 무료급식은 낮 12시 정각에 시작돼 거의 한 시간 정도 지나서 마무리됐다. 이제 남은 건 산더미같이 쌓인 식판과 그릇 설거지. 오후 2시쯤 봉사활동을 끝낸 직원들이 흐르는 땀을 훔치며 떠날 채비를 했다.

밥동이 봉사단 어르신들이 “고생했어요”라며 일제히 손을 흔든다. 직원들은 “점심시간을 활용해서 잠깐 봉사하는 건데, 오래 함께하지 못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라며 떠났다. 그들이 떠날 즈음 대구동구자원봉사센터에 쌀 20㎏들이 10포대가 도착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직원들이 지역사랑을 위해 보낸 사랑의 쌀로 지난 3년간 매월 이어지고 있다.

직원들이 지역에 무료급식을 시작한 지 올해로 만 3년이 되어간다. 2013년 11월 대구에 둥지를 틀기 전부터 이들은 지역사랑을 실천해 왔다. 그들은 ‘참! 좋은 사랑의 밥차를 운영하는 밥동이 봉사단’이 혁신도시 인근에서 정기적으로 무료급식활동을 한다는 것을 알고 매월 1회씩 동참하기를 희망했다.

60대 후반에서 70대 회원들이 많은 밥동이 봉사단은 젊고 예의 바른 이들을 환영했다. 봉사로 한마음이 된 이들에게는 나이와 지역·말씨 차이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구의 어르신들과 서울의 젊은이들이 뭉친 봉사활동이 지역사회의 청량제가 되고 있다.

글·사진=박태칠 시민기자 palgongsan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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