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필리핀, 比‘두테르테 신드롬’…부정부패·범죄 척결에 국민 열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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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8   |  발행일 2016-07-28 제15면   |  수정 2016-07-28
공무원 부패로 부정적 국가 전락
마약범 소탕작전 比전역서 진행
국내 인기 불구 인권단체선 우려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필리핀, 比‘두테르테 신드롬’…부정부패·범죄 척결에 국민 열광
두테르테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후 대대적인 마약범 소탕작전이 진행되고 있다. <출처 : www.mb.com.ph>
[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필리핀, 比‘두테르테 신드롬’…부정부패·범죄 척결에 국민 열광
지은호<경북PRIDE상품 필리핀 해외시장 조사원·삼도 필리핀 재직>

지난 5월 필리핀에서는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기 위한 대통령선거가 있었다. 대선 결과 ‘필리핀판 트럼프’ ‘처벌자’라는 별명을 가진 사나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 그의 이름은 ‘로드리고 두테르테(71)’다.

이미 선거 이전부터 필리핀 전역은 두테르테 신드롬에 물들어 있었다. 필리핀 전역에 두테르테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주먹’마크(범죄와의 전쟁을 뜻함)와 그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팔찌 등을 착용하는 게 유행이었다. 거리마다 그의 이름이 건물에 낙서되거나 페인트로 칠해져 있었다. 선거 이전부터 이미 대세는 그에게 기울어졌던 셈이다. 그렇다면 왜 필리핀 국민들의 민심은 그를 향했던 것일까?

한국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에 보면 “한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필리핀으로 잠적해 있으면 아무도 못 찾는다. 옛날에는 한국이 필리핀 정도로만 잘 살아봤으면 소원이었던 시절도 있었는데…”라는 대사가 등장한다. 그렇다. 필리핀은 과거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부유한 경제 부국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가 인식하듯이 필리핀은 ‘범죄가 판치는 국가’ ‘최빈국’이라는 부정적 이미지를 가진 국가로 전락했고, 이를 필리핀 국민들도 인지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의 뿌리는 부패한 정치에 기인한다. 필리핀 악질 공무원들의 부패는 너무나도 유명하다. 필리핀 공항 직원이 외국인의 수하물 가방에 총알이나 마약을 넣고 감옥에 가는 대신 뒷돈을 요구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경찰들이 자국민을 대상으로 누명을 씌우고 뒷돈을 요구하는 모습도 적지 않다.

또 필리핀 길거리나 관광지를 걷고 있다 보면 마약상들이 살며시 다가와 마약을 보유하고 있다며 마약 구매를 권유하는 일도 예사다. 필리핀 저변에 뿌리박힌 부패와 범죄를 해결하고 더 나은 필리핀으로의 환골탈태를 소망하는 필리핀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범죄와의 전쟁을 공약으로 내건 두테르테를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그렇다면 이제 공무원의 부정부패 척결 및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한 두테르테의 공약을 한번 살펴보자. ‘공공장소에서 음주금지’ ‘10시 이후 미성년자 통행금지’ ‘마약과의 전쟁’ ‘부패공무원 퇴출’ 등이 대표적이다. 두테르테가 다바오 시장을 연임했던 시절에도 그의 정치적 사상을 뒷받침하는 룰이었으며, 실제로 두테르테는 이러한 공약 실천을 통해 범죄와 마약이 들끓었던 다바오시를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하고 깨끗한 도시로 탈바꿈시켰다.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것이 바로 마약과의 전쟁이다. 두테르테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현재까지 마약사범은 192명이 사살됐고 6만여 명이 자수하는 등 대대적인 마약범 소탕작전이 수도 마닐라뿐만 아니라 필리핀 전역에서 진행 중이다. UN 및 인권단체 일각에서는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초법적인 살인행위를 중단하라”며 강력히 비난하고 있지만, 마약과의 전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것이다.

외부 우려와는 다르게 필리핀에서 두테르테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필리핀 민간 조사 기관 소셜 웨더 스테이션이 지난 13일 발표한 대통령의 신임률 조사에 따르면 84%가 ‘두테르테 대통령을 신뢰한다’고 답했다.

현재 그의 앞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다. 마약 및 각종 범죄 소탕, 공무원의 부정부패 척결뿐 만 아니라 중국과의 남중국해 분쟁, 민다나오섬 이슬람 무장단체와의 평화협정 등 하나같이 쉽지 않은 과제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과제들을 두테르테가 잘 해결한다면 두테르테 신드롬은 신드롬으로 그치지 않고 두테르테 신화가 될 것이다.

<영남일보-<재>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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