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핫 토픽] 개그맨 박승대와 노예계약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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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9   |  발행일 2016-07-29 제22면   |  수정 2016-07-29
[미디어 핫 토픽] 개그맨 박승대와 노예계약

지난 28일 오전 내내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는 ‘박승대’였다. 이날 오후 2시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를 결정한 ‘김영란법’을 제치고 박승대라는 이름이 더 많은 선택을 받았다. 박승대가 이날 조명을 받은 것은 개그맨 이용진이 과거 소속사 사장이었던 개그맨 출신 사업가인 박승대와의 일화를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공개하면서 자연스럽게 과거 박승대의 노예계약 파문이 재조명됐기 때문이다.

27일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한 이용진이 박승대와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그런 가운데 과거 개그맨 성민이 박승대와 관련해 노예계약을 주장한 이야기가 네티즌들의 관심을 다시 끌었다.

박승대는 1986년 KBS 4기 공채 개그맨 출신으로 2005년 소속사 스마일매니아를 운영하며 개그맨 14명과 노예계약 분쟁을 겪었다.

성민은 2011년 박승대와 관련해 “자기는 돈이 많다. 그런데 평생 월세 살 놈들, 평생 그렇게 살아라 등 인간으로서 들을 수 없는 그런 말들을 정말 많이 들었다”며 “아버지 기일에 산소를 다녀왔더니 행사에 다녀온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하면서 사망 진단서를 떼오라는 말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또 성민은 “내가 개그 코너를 할 때 나랑 같이 일하는 개그맨에게 전화해 ‘방송 하고 싶으면 성민이를 빼라. 그러면 방송을 시켜주겠다’고 말하는 것을 내가 들었다. 그걸 박승대에게 물어봤더니 그렇게 했다고 하더라. 그런데 자기 잘못은 인정해도 공식 사과는 할 수 없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박승대는 과거 SBS ‘좋은아침’에 출연해 노예계약과 관련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노예계약 파문에 휘말리며 마음 아픈 시간을 보냈다”며 “후배들에 매몰차게 대한 것은 조금이나마 빨리 성공시키고 싶은 마음에서였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내가 살아오면서 실패한 길은 죽어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박승대와 성민의 이야기는 얼핏 보면 매우 달라 보인다. 진실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다. 박승대는 자신의 어려웠던 길을 후배들이 밟지 않았으면 하는 좋은 마음이었다고 하지만, 그걸 후배들이 잘 몰랐거나 좋은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은 진실인 것 같다.

우리는 자기가 하는 말과 행동을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이런 사람들의 특징이 자신의 말과 행동은 무조건 옳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한 마디 말을 할 때라도 듣는 사람의 기분을 생각해서 말한다면 불필요한 다툼이나 논쟁이 조금 더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전영 뉴미디어본부장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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