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가천면 포천계곡 ‘한산’…인근 펜션도 예약 ‘뚝’직격탄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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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30 07:23  |  수정 2016-07-30 07:23  |  발행일 2016-07-30 제3면
“예전 이맘때는 피서객이 넘쳐났는데…”
성주 가천면 포천계곡 ‘한산’…인근 펜션도 예약 ‘뚝’직격탄
지난 27일 오후 성주 가천면 포천계곡에서 행락질서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창대씨(76)가 피서객이 없는 계곡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사드인지 하드인지 뭐시기 때문에 휴가철인데도 피서객이 없어요.”

27일 오후 성주군 가천면 포천계곡. 평소 여름 휴가철이 되면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피서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계곡은 한산했다. 계곡로를 따라 한참 올라가자 가족 단위의 피서객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부모와 같이 온 한 어린이는 계곡에 사람이 없는 탓인지 한층 여유롭게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여름방학을 맞이한 중·고교생들이 몰려올 시기였지만, 예전처럼 학생들의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다. 피서객의 안전을 위해 계곡 주변 곳곳에 배치된 물놀이 안전요원과 행락질서요원도 할 일이 없어 대부분 부스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조금 더 올라가다보니 펜션이 나왔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 펜션은 숙소 5개 동과 당일로 이용가능한 평상 50개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취재진이 찾았을 때 숙소는 1개 동에만 손님이 있었고, 평상은 4팀만 이용하고 있을 뿐 나머지는 텅 비어 있었다.

펜션 주인 안호수씨(48)가 취재진에게 건넨 첫마디는 “사드 때문에 기분 나쁠 정도로 손님이 줄었다”였다. 이곳에서 4년째 펜션을 운영 중인 그는 “작년 이맘때쯤이면 도로변에 차를 댈 자리가 없을 만큼 계곡 전체가 북적였는데 올해는 피서객이 작년의 반도 안 된다”고 투덜댔다.

안씨는 “지금쯤이면 아무리 장사가 안돼도 8월 중순까지는 예약이 다 차야하는데 문의전화조차 오지 않는다”며 “주변의 펜션도 다들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 취재진이 스마트폰을 이용해 주변 펜션 홈페이지에 접속한 결과, 상당수가 예약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안씨는 자신의 딸조차 성주가 아닌 다른 곳으로 물놀이를 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방학을 맞아 고3인 딸이 친구들에게 ‘아빠가 운영하는 펜션에 놀러가자’고 친구들에게 제안했다. 그런데 친구들이 ‘사드 때문에 성주에는 가기 싫다’고 해서 거창 수승대로 물놀이를 갔다”고 애써 웃음을 지었다.

그 시각 평상에서는 여성 3명이 준비해온 음식을 먹으며 한가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매년 여름휴가를 성주 포천계곡으로 오고 있다는 권모씨(여·36·대구시 달서구 호림동)는 “펜션에 오기 전에 여기(포천계곡)가 너무 조용해서 깜짝 놀랐다. 만약 사드가 들어온다면 성주로 피서를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성주군에 따르면 지난해 휴가철(7월11일~8월16일)의 성주지역 주요 피서지인 가천·수륜·금수면의 행락객 수는 총 11만8천302명이다. 하루 평균 3천197명이 성주의 피서지를 찾은 셈이다. 하지만 성주군이 집계한 지난 11일부터 현재(27일)까지의 행락객 수는 1만3천382명으로, 하루 평균 787명에 불과했다. 세월호 참사가 있었던 2014년 당시 하루 평균 행락객 수(1천544명)보다도 적었다.

성주군 새마을체육과 관계자는 “아직 집계 기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사드 영향 때문에 성주지역의 행락객 수가 줄어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글·사진=성주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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