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신천상류에 ‘파크 골프장’ 조성논란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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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30 07:24  |  수정 2016-07-30 07:24  |  발행일 2016-07-30 제8면
환경단체“야생동물 서식지 파괴”
동호인“공존 가능…문제 없다”

대구 신천 상류지역의 골프장 조성을 놓고 관련 동호인과 환경단체 간에 날선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시와 수성구청은 최근 수성구 파동 신천 상류 장암교 부근에 2억원의 예산을 투입, 7천㎡ 규모의 ‘파크 골프장’(18홀) 조성을 추진중이다.

시와 수성구청은 파크 골프장 설치를 통해 파동지역 경제 활성화와 이 일대 주민들의 휴식·여가활동 공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골프장 조성 예정지가 대구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신천의 상류에 위치할 뿐만 아니라,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인 수달을 비롯해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는 도심 속 생태보고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나타냈다.

실제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이 지난해 대구시의 의뢰를 받아 파크 골프장 예정지의 수달 서식 실태 조사한 결과, 3마리 이상의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멸종위기종 2급인 삵과 고라니, 너구리 등 다른 야생동물도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근거로 환경단체는 파크 골프장 예정지가 인구 250만 대도시의 도심하천에서는 보기 드문 야생동물의 보금자리인 만큼 지속적인 보전과 체계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동학 대구경북야생동물연합 회장은 “이곳은 앞산에 서식하는 다양한 야생동물이 신천에 와서 물을 먹고 휴식을 취하는 곳”이라며 “이런 곳에 잔디를 심어 파크 골프장을 만들면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져, 야생동물이 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신천의 수질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파크 골프 동호인들은 “인간과 야생동물이 공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골프장 설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대구시와 수성구청도 “환경단체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파크 골프장 규모를 축소하는 등 환경단체와 동호인 및 지역 주민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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