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권 관광객을 경북으로] ②중화권 관광객 모시기 성공모델 찾다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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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22   |  발행일 2016-08-22 제6면   |  수정 2016-08-22
청소년 문화교류·새마을…테마 관광상품으로 유커 사로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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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경북도청 정보화교육센터에서 중국 산둥성 공무원들이 이응진 대구대 관광경영학과 교수의 강의를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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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폭염 경보 속에 안동 하회마을 양진당을 찾은 중국의 수학여행단이 그늘 아래에서 여행사 관계자로부터 역사와 건축 양식 등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학생 수학여행단 안동·문경 유치
골든벨 행사·장기자랑으로 소통
한·중 청소년 문화교류의 場 승화

농촌 관광지·새마을 벤치마킹
산둥성 공무원 청도·경주 찾아


최근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은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1천156만여명, 이 가운데 중국 관광객은 546만명으로 방한 외래 관광객의 47%를 차지한다. 이 때문에 관광패턴의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관련업계가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중국 관광객 800만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정부는 중국인 개별관광객이 지방을 수월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지방 관광지를 직접 연결하는 ‘케이 트래블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경북도는 한 단계 앞선 맞춤형 정책을 추진 중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중국의 내수소비 활성화 정책과 젊은 층 증가에 따른 쇼핑 매출이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쇼핑관광이 줄어들 것에 대비해 문화체험 등 특색있는 단체관광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사드여파로 인해 한류 열풍이 다소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방한을 계획한 관광객들의 취소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경북도가 올 연말까지 준비한 일정은 차질 없이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예정된 일정은 9월 전세열차(700명), 10월 배드민턴·게이트볼 생활체육 교류, 산둥성 농촌새마을 교류, 국경절 대비 광장무 공연단(신도청 광장), 11월 홍보대사 이상윤 팬미팅, 신생활그룹 인센티브 관광단(2천명) 방문, 한류스타 황치열거리 선포식(구미), 12월 겨울방학 수학여행 등이다.

◆특색있는 단체 관광으로 변화

지난 4일 유교의 고장 안동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경북도가 중국인 수학여행단을 유치한 것이다. 이들은 기존 수학여행의 틀을 깨고 한국의 문화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한중 청소년 문화교류의 장으로 승화시켰다. 캠프에는 중국 쓰촨성, 허베이성, 광둥성, 신강자치구 등에서 초·중학생 140여명이 참여했다.

안동여중과 영호초등 학생 120여명이 이들을 환대했다. 이들은 먼저 영호초등 등 지역 3개 우수학교를 견학했다. 이어 소천 권태호음악관에서 안동시 청소년 200여명과 함께 한·중 전통문화 공연을 통해 우의를 다졌다. 중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한국문화 및 안동역사 유적지 등에 대한 골든벨 행사는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입상자에게는 태블릿PC가 부상으로 전달돼 입상하지 못한 학생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왕츠허군(14·신강자치구 제3중학교)은 “골든벨 행사는 대한민국 안동이 유교 문화의 본향이라는 사실을 깊이 있게 알려줬다. 한국의 전통음악 공연도 인상이 깊어 기회가 된다면 다시 와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안동국학문화회관에서 숙박한 뒤 이튿날 하회마을을 찾았다. 탈박물관에서 탈 만들기 체험도 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안동의 대표 관광지로 꼽히는 하회마을을 둘러 본 학생들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루보유엔지에양(12·신강자치구 실험초등 5년)은 “경치가 아름답다. 전통적인 집들이 잘 보존된 모습을 보면서 가족과 함께 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왕철 신강자치구 외사실 부주임은 “이곳 관계자들의 열정적인 환대에 깊이 감사한다. 첫 방문이지만 느낌이 좋고 학생들이 더 좋아하는 것 같아 만족한다”면서 “이번 캠프가 한·중 우정의 새로운 페이지가 되길 희망한다”고 했다.

앞서 신강자치구 실험초등은 예천 동부초등과 자매결연도 맺었다.

지난달 20~21일에는 문경시 일원에서 한중 청소년 문화교류캠프가 열렸다. 쓰촨성과 허난성 등 중국 각지에서 온 초·중학생 수학여행단 및 관계자 160여명이 참가했다. 이곳 역시 문경 농암초등 학생 등 50여명이 이들을 반갑게 맞았다. 이들 역시 문경시 문희아트홀에서 캠프의 하이라이트인 문화교류 행사를 가졌다.

◆농촌·새마을 관광 벤치마킹

지난달 27일 중국 산둥성 공무원들이 경북도 농촌 관광지와 새마을운동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했다. 이날 도청 신청사에서는 ‘한국 농촌관광자원의 소득화’를 주제로 이응진 교수(대구대)의 특강이 진행됐다. 이 교수는 한국농촌관광의 시작과 현재, 농촌관광의 상품화와 프로그램 개발, 미래지향적 상품만들기에 대해 강의했다.

방문단을 이끈 산둥성 여유발전위원회 상품부 티엔종민(全忠民·40) 주임은 “이번 방문에는 블루베리와 포도 재배 및 가공 등 한국의 방식을 배우러 온 분들도 일부 있다”면서 “우리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배우고 개선하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 하회마을을 방문해 농촌 관광자원의 소득화 방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청도 새마을운동 발상지를 찾아 새마을운동을 통한 경제발전 현장을 확인했다.

앞서 지난달 11일에도 산둥성 공무원 40여명이 다녀갔다. 이들은 윤복만 경운대 새마을아카데미 원장으로부터 ‘새마을운동과 농촌사회 개발’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들었다. 이번 강의는 20세기 한국 새마을운동의 성공 요인과 21세기 발전 방향을 배워 중국 신농촌 건설운동에 접목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농촌·새마을 관광 벤치마킹에는 모두 8차례에 걸쳐 400여명이 다녀갈 예정이다.

서원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산둥성 공무원단을 계기로 산둥성과 경북도 간 교류가 깊어지길 기대한다. 경북도는 농촌과 새마을을 테마로 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중국 관광객을 적극 유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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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운동 경험·노하우 벤치마킹 방문”
中산둥성 티엔종민 주임

▶한국은 방문은 몇 번째인가.

“2002년과 2005년 다녀간 적이 있다. 당시에는 산둥성 여행상품 홍보차 방문했다. 당시 안동 하회마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예전에도 느꼈지만 원형이 잘 보존된 초가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산둥성에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이 있다. 중부에 위치한 태산의 주봉인 옥황봉이다. 중국의 오악(五嶽) 가운데 첫째로 꼽히는 명산 중의 명산이다. 산 곳곳에 암자와 바위, 절 등이 있는데 그 자체가 신성한 것이어서 소원을 비는 기도처다. 역대 황제 즉위 때 천지에 제사를 지내는 봉선(封禪)이 행해졌던 장소로 더 알려져 있다.”

▶이번 방문의 목적은 무엇인가.

“일부 관광도 포함돼 있지만 벤치마킹에 더 가깝다고 보면된다. 하회마을의 오래된 가옥을 집 주인 스스로 잘 관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또한 토지문제와 수입분배에 있어 배울점이 많았는데 이번 기회에 많이 보완해서 돌아간다. 특히 한국만의 농사 방식을 배우러 온 일부 공무원들이 있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해서 만족스럽다. 특히 경북도 서원 국장을 비롯해 김진현 과장 등 관계자들의 환대에 감사한다.”

▶경북도에 대해 느낀 점은.

“경북도는 한국의 농촌근대화를 이끈 새마을운동의 본고장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이곳에서 경험과 노하우를 배울 수 있어 좋았다. 우리 산둥성도 농촌지역에 고령화가 심각하다. 농촌에 젊은 아가씨를 찾아 보기 힘들다. 특히 빈집도 늘고 있다. 경북도는 농촌 경제를 일으키고 새마을 세계화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만큼 무궁무진한 발전이 기대된다. 앞으로 경북도의 정신을 배우기 위한 벤치마킹의 발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글·사진=장석원기자 his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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