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밥 하기도 귀찮아”…식당·반찬·배달 매출 폭증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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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24 07:11  |  수정 2016-08-24 07:16  |  발행일 2016-08-24 제1면

네 살배기 아들을 둔 직장인 최모씨(35)는 폭염이 물러날 때까지 ‘요리 파업’을 선언했다. 일주일에 두세 번은 배달음식을 시켜먹고, 주말이면 아이를 데리고 패밀리레스토랑, 백화점 식당가로 외식을 나간다.

최씨는 “안 그래도 더운데 불 앞에 있으면 삶의 질이 떨어져, 될 수 있는 한 집에서 요리를 안 하려고 한다. 도시가스비는 줄고 식비는 30% 이상 늘었다”면서 “배달 음식 한 번 시켜 두 끼 정도 해결하고 반찬도 사먹고 있다”고 말했다.

연일 이어지는 기록적인 폭염이 가정 생활의 일상을 바꾸고 있다.

외식이 늘면서 백화점 식당가는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최근 한 달 동안 식당가·델리코너 매출이 폭염에다 리모델링 효과까지 겹치면서 31.5% 늘었다. 현대백화점과 대구백화점도 15% 정도씩 매출이 증가했다.

집에서 식사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배달업체와 반찬가게도 쾌재를 부르고 있다. 배달앱 ‘배달의 민족’은 7월 주문 건수가 830만건으로, 전년 대비 약 67% 증가했다. ‘배달통’ ‘요기요’도 고객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 수성구의 ‘홍가네반찬’ 관계자는 “이번 여름은 유난히 체감 기온이 더 높아 매출이 전년보다 20~30% 증가했다”고 전했다.

간편식품 매출도 늘고 있다.

이마트의 7월부터 이달 23일까지 가정간편식 매출은 경기 불황에도 전년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1인 가구·맞벌이 가정의 증가에 더해 집에서 간단하게 먹으려는 사람이 늘어난 결과로 해석된다.

대구 유통업체 관계자는 “살인적인 폭염에 실내 식당가와 온라인 장보기 매출이 느는 등 일상생활과 유통업계의 기상도를 바꿔놓고 있다”고 전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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