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준다는 말에..." 中예비대학생 죽음으로 몬 '보이스피싱'

  • 입력 2016-08-25 14:34  |  수정 2016-08-25 14:34  |  발행일 2016-08-25 제1면

 중국 산둥(山東)성에서 대학 입학을 앞둔 여학생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걸려 학비를 날린 후 심장정지로 사망하자 네티즌들이 안타까움과 분노를 표시하고 있다.


 25일 베이징청년보에 따르면 지난 19일 산둥성 린이(臨沂)시의 쉬위위(徐玉玉)는 교육국 소속이라는 한 남자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이 남자는 가난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 학자금 지원대상에 선정됐다면서 쉬위위를 가까운 은행으로 가게 했다.


 올해 린이시 제19중학(고등학교격)을 졸업하고 난징여우뎬(南京郵電)대학 입학을 앞둔 쉬위위는 집안 형편이 어려운 탓에 학자금을 지원해준다는 말에 반색했다. 그녀는 따져보지도 않고 당일 폭우 속에 비옷을 입고 자전거를 이용해 은행으로 달려갔다.


 은행카드 활성화를 위해 먼저 지정계좌에 송금하면 그 돈에 학자금을 더해 재송금하겠다는 말만을 믿고 입학금으로 내라고 부모가 준 9천900 위안(170만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재송금을 약속한 30분이 지나도 감감무소식이고 상대의 전화기는 이미꺼져 있었다. 그제서야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걸 깨달은 쉬위위는 부모와 함께 파출소에 신고했다.


 그러나 그녀는 파출소에 신고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후 숨졌다. 갑작스러운 심장정지가 원인이었다.
 건축 근로자로 일하는 아버지와 장애가 있는 어머니를 둔 그녀는 항상 명랑했다.


 쉬위위는 2013년 작문에서 집안에 대해 "행복하고 화목하다"면서 "어머니는 성실해서 이웃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있다"고 자랑했다. 열심히 공부해서 꼭 부모 은혜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그런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 등에 안타까움과 함께 보이스피싱의 '양심 불량'에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쉬위위의 반 친구들도 유사한 전화금융사기 전화를 받았으며 다른 한 학생은 학비로 쓸 6천800 위안을 사기당한 것으로 알려져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누설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현지 공안당국이 전문가들로 조사팀을 구성했지만, 범인들은 돈을 찾아 종적을 감춰 수사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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