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與野 잠룡 유승민·김부겸, ‘존재감 부각’ 보폭 확대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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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26   |  발행일 2016-08-26 제4면   |  수정 2016-08-26
20160826

당내 비주류로 지지세력 약해
강연·인터뷰로 대권철학 알려
연말까지 인지도 높이기 전략|

劉, 각종 현안관련 목소리 높여
金, 전국돌며 현장목소리 청취


4·13총선을 지나면서 대구·경북(TK)을 대표하는 차기 대권주자로 발돋움한 새누리당 유승민(대구 동구을), 더불어민주당 김부겸의원(대구 수성구갑) 이 여의도 안팎에서 정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양대 정당이 전당대회를 거쳐 본격적인 대선체제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TK의 두 잠재적 주자가 특별강연과 언론인터뷰 등의 행보로 ‘대권 철학’을 전파하면서 비슷한 듯 다르게 대선을 겨냥한 몸풀기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유승민, 김부겸 두 의원은 현재 여야 정치 지형에서 모두 당내 비주류라는 점에서 닮은꼴이다. 유승민 의원이 ‘배신의 정치’ 파문 이후 당내 대표적 비주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면, 김부겸 의원은 ‘친노’ ‘친문’ 일색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비주류로 꼽힌다.

이는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한 1차 관문인 당내 경선에서 매우 불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새누리당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반기문 유엔총장의 경우는 친박이, 김무성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지그룹이 포진해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親노(친 노무현)·親문(친 문재인) 세력이 문재인 전 대표를 적극 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세가 미약한 후발 주자의 대권 전략은 차별화가 필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유승민, 김부겸 두 사람은 구체적인 언급은 하지 않으면서도 대선 참여 가능성을 솔솔 피워올리고 있다. 유승민 의원은 25일 대권 경선 참여와 관련해 “연말까지 충분히 고민하고 결심이 서면 국민에게 솔직하게 도전해 보겠다고 말씀드릴 것”이라며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대통령이 되고자 하는 이유에 대해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을 실천하고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김부겸 의원은 최근 광주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권 도전과 관련해 “범야권의 에너지를 모아야 한다는 큰 사명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겠다”며 “준비되면 새로운 메시지로 서겠다”고 말해 대권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일단 두 사람 모두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될 12월까지 인지도, 지지도를 최대한 끌어올려 경쟁력을 높인 뒤 출마 여부를 밝히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다른 잠룡들에 비해 당내 세력이 미약한 만큼, 본선 경쟁력을 높여 당내 구도를 바꾸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나름의 대권 철학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내비치는 등으로 대권 행보를 조금씩 늘려나가고 있다.

우선 친박계의 강력 반발을 초래한 ‘일괄 복당’으로 당에 복귀한 후 전당대회 전후로 별다른 정치적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던 유 의원은 최근 언론을 통해 각종 현안에 대해 입을 열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구공항 K2 통합 이전’ 발표 이후 청와대와 각을 세우는 언급을 자제하는 듯했던 유 의원은 최근 우병우 수석의 사퇴를 공개 촉구하면서 다시 목소리를 높이는 분위기다. 개학하는 대로 전국 대학가를 도는 특강도 추진 중이다. ‘개혁보수’ 이미지로 청년층에서 인지도가 높은 점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를 뽑는 전당대회를 참관하고 돌아온 김부겸 의원은 부산, 광주 등 전국을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하고 있다. 31년 만에 처음으로 여권의 심장인 대구 수성구갑에서 야권후보가 금배지를 달았다는 점에서 호남에서도 호감이 높다고 한다. 최근 인기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한 데 이어 각종 언론 인터뷰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경제 살리기, 양극화 해소, 동서화합, 통일에 관심이 많은 김 의원은 9월 대학가가 개학을 하고 국회도 국정감사를 마치면 본격적으로 자신의 관심사를 가지고 ‘젊은이’와의 만남에 나설 예정이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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