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선물, 실속이거나 고급이거나

  • 박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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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27 07:41  |  수정 2016-08-27 09:33  |  발행일 2016-08-27 제13면
(김영란법 시행 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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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와 김영란법 영향 등으로 올해 추석 선물세트의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대구 유통업계는 5만원 이하 선물세트에 대한 판매가 늘면서 컬래버레이션 상품을 비롯한 실속형 선물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반면 이번 추석이 김영란법 적용 전 마지막 명절인 만큼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도 여전히 건재해 명절 선물세트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 유통업계는 추석선물 상품 매장을 구성하고 본격 영업에 나서고 있다. 대구백화점과 롯데백화점 대구·상인점은 26일부터, 현대백화점 대구점과 동아백화점은 29일부터 추석선물세트 본 판매 행사를 시작한다.

쏟아지는 중저가 세트

한우-명이나물… 와인-랍스터…
실용적 ‘컬래버 상품’ 매출 증가세
인기품목도 몸값 낮추고 라인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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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백프라자 추석선물 매장에서 한 고객이 프리미엄급 한우 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대구백화점 제공>

◆실속·고급 양극화

대구백화점이 지난 9일부터 24일까지의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정육과 굴비 선물 세트 판매는 10% 정도 감소한 반면, 10만원 이하 중저가 선물과 정관장 홍삼 선물은 전년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청과는 멜론 선물의 인기로 15%대 신장세를 보였다.

예약판매에서 정육의 경우 인기상품 가격대가 크게 낮아지면서 매출이 줄었다. 작년에는 29만원대 한우 혼합 세트가 가장 인기가 높았지만 올해에는 18만원대 한우 세트가 많이 팔렸다. 인기 품목의 가격이 10만원 정도 낮아진 것으로,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백화점 측의 분석이다.

대구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설만 해도 10만원 이하 선물은 예약판매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했다. 이번 추석을 앞두고는 저가형 세트의 매출이 30% 늘어나는 등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이마트는 올해 추석 실용적인 선물과 함께 고급화된 프리미엄 선물이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전통적 인기 선물세트인 과일·굴비 등 일반 세트는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추석 이마트에서 사과·배·갈비·굴비 등 기존 주력 선물세트 매출은 4.3% 감소했지만, 실용성과 프리미엄 등 트렌드를 반영한 선물 세트의 매출은 9.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용적인 컬래버레이션 선물 세트의 매출은 14.1%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실용적인 선물에 대한 선호로 컬래버레이션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고 상품도 다양해지는 것이 최근 달라진 명절 선물세트 트렌드”라면서 “카테고리별 구분이 확실하던 명절 세트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한우와 명이나물, 와인과 랍스터, 치즈 등 서로 잘 어울릴 만한 음식을 하나의 세트에 갖춘 맞춤형 조합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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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대구점 직원이 26일부터 오픈한 추석선물세트 본매장에서 상품을 소개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제공>

고가 세트 ‘마지막 잔치’

100만원대 고품격 특선 암소한우
250만원 영광 법성포 굴비세트…
“막판에 프리미엄 수요 몰릴 수도”

◆백화점 어떤 선물 내놓나

이같은 트렌드에 대구의 백화점들은 중저가 실속형과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에 모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고가의 프리미엄 선물세트와 중저가 실속형 선물세트 모두에 심혈을 기울였다.

먼저 100만원대를 호가하는 고품격 상품으로 프리미엄 특선 암소한우 세트(110만원)와 영광 법성포 굴비세트(250만원) 등을 내놨다. 김영란법이 변수로 등장하면서 5만원 이하의 중저가 추석 선물 세트 상품도 지난해보다 20%가량 확대 구성했다. 햄이나 참치 등의 가공식품과 샴푸, 치약 등 생활 필수품의 경우 선물 세트 가격이 대개 5만원 미만으로 평균 판매가격은 3만~4만원 선이다. 올가 엑스트라버진 유기농 올리브유 세트 4만2천원, CJ 스팸 8호 3만5천800원, LG 오가니스트 3호 3만5천900원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대구백화점도 고품격 상품인 ‘더프라임’, 기분 좋은 가격에 최고의 품질만을 담은 ‘Good Price(굿프라이스)’, 실속형 상품 등 다양한 선물상품을 구성해 선보인다. 특히 김영란법 시행을 앞두고 5만원 이하 추석 선물세트를 30%가량 대폭 확대했다. 의성 복숭아, 경산 포도, 머스크멜론 등 우수농산물 직거래 계약 방식인 대구백화점 지정농장 상품 라인을 강화했으며, 수입식품 세트의 비중을 기존보다 늘려 실속 가격대 세트를 더 보강했다.

현대백화점 대구점 역시 김영란법을 겨냥해 사과·배 혼합세트 5만원, 실속 멸치세트 4만5천원 등 5만원 이하 상품군을 확대하는 동시에 프리미엄 상품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 김영란법 적용 마지막 명절이라 추석이 임박하면 고가 선물 판매가 되레 더 늘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동아백화점은 중저가 실속형 세트에 집중하고 있다.

종전 5만원 이상대의 구매고객이 2만~4만원대의 상품군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 선물세트를 2만9천900원, 사과세트를 3만9천900원에 판매하며 사과와 배를 혼합한 세트는 카드사 제휴할인 적용시 4만4천원부터, 곶감세트는 3만6천원부터 가격을 책정했다. 멸치, 다시마, 홍합, 새우 등 수산물을 이용한 천연조미료 세트는 3만9천900원에 새롭게 선보인다.

또한 정육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고자 7만원대에 한우사골세트와 호주산갈비세트를 준비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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