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가 있는 포항, 주말&여기 어때? .4] 첨단산업도시 포항 - 포스코역사관·한국로봇융합연구원

  • 임훈 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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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8-29   |  발행일 2016-08-29 제12면   |  수정 2016-10-13
‘미래를 열어가는 철의 도시’ 최첨단 로봇시티로 진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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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남구 지곡동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내 로보라이프뮤지엄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댄스로봇의 춤사위를 지켜보고 있다. 미래 로봇 꿈나무를 육성하기 위해 2008년 문을 연 로보라이프뮤지엄은 3개 전시실 32종 67개 전시물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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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역사관에 설치된 포스코 포항1고로 축소모형. 고로 모형 내부에는 실제 용광로에 사용되는 내화벽돌이 부착돼 있으며 포스코에서 첫 쇳물이 생산되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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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역사관 전시실에는 1970년 4월1일 당시 포항제철소 착공식 현장이 밀랍인형으로 재현돼 있다. 입을 꾹 다문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모습이 다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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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역사관에 전시된 ‘롬멜하우스’. 롬멜하우스는 포항제철소 건설 당시 건설본부로 여러번 철거 위기에 처했지만 제철사업 초창기의 열정을 기념하기 위해 2003년 4월 포스코역사관으로 옮긴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철신화의 위용’ 포스코역사관
포항1고로 용광로 모형 전시장 압도
제철소 건설 지휘 ‘롬멜하우스’ 백미

‘포항의 미래’ 로보라이프뮤지엄
실생활에 활용 다양한 지능로봇 전시
로봇 제작·드론 작동 등 체험 기회도


포항시 남구 지곡동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내 로보라이프뮤지엄을 방문한 어린이들이 댄스로봇의 춤사위를 지켜보고 있다. 미래 로봇 꿈나무를 육성하기 위해 2008년 문을 연 로보라이프뮤지엄은 3개 전시실 32종 67개 전시물을 보유하고 있다.

#1. 제철보국(製鐵報國)의 현장을 기념하다

포항은 세계적 철강도시다. 1968년 포스코 설립 이래 포항 형산강 하구의 모래톱은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제철소로 거듭났다. 그동안 포스코에서 생산한 철강제품은 자동차·조선·건설 등 산업발전의 원동력이었다. 제철산업이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산업의 쌀’ 역할을 한 것이다.

이러한 포항과 포스코의 역사를 기념하기 위한 장소가 있다. 포항시 남구 괴전동의 포스코역사관(The POSCO Museum)에서 대한민국 제철산업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존 홍보관이 있었지만, 2003년 9천917㎡ 의 부지에 연면적 3천636㎡ 규모로 다시 세웠다. 개별 기업의 역사관이 흔치 않은 우리나라에서 포스코역사관은 그 존재부터 흥미롭다.

포스코역사관은 철강기업의 역사관답게 그 모습이 웅장하다. 원통형의 건물 위에 비행접시처럼 둥근 철제 지붕이 얹혀 있다. 건축마감재 또한 금속빛을 발산하는 소재여서, 건물만 보고서도 ‘철강’의 강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 있다.

역사관은 총 3층으로, 2·3층에 전시관이 위치해 있다. 2층에는 우리나라 제철 역사와 제철소 건설 관련 자료가, 3층에는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관련 소장품이 주로 전시돼 있다.

역사관 입구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에 오르면 안내부스에 도착할 수 있다. 안내부스에서 해설사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인 역사관 관람에 나선다. 가장 먼저 우리나라의 고대 제철 역사와 제철산업 태동기 관련 전시물을 볼 수 있다. 고대 철갑옷과 투구, 농기계, 생활도구 등이 전시돼 있다. 또한 종합제철소 건설의 종잣돈이었던 대일청구권자금 관련 일화 등 산업화 이전 우리나라의 가난했던 시절을 엿볼 수 있다.

제철소 건설 과정과 관련한 전시물은 역사관의 백미다. 전시실에는 1970년 4월1일 당시 포항제철소 착공식 참석자들이 밀랍인형으로 재현돼 있다. 박정희 대통령, 김학렬 부총리, 박태준 당시 포항제철 사장이 제철소 착공 버튼을 누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얼굴 표정이 사뭇 결연하다.

밀랍인형 맞은편에도 역사의 현장이 오롯이 보존돼 있다. 포항제철소 건설 당시 ‘롬멜하우스’로 불린 건설본부 건물이 40여년 전 원형 그대로 전시돼 있다. 롬멜하우스는 1968년 4월 초 포항제철소 부지 한가운데 세워진 연면적 198㎡ 규모 목조 슬레이트 건물이다. 제철소 부지 조성공사 당시 모래바람 속에서 건설을 지휘한 장소여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다. 롬멜하우스라는 이름만으로도 당시 종합제철소 건설현장이 전쟁터를 방불케 했음을 알 수 있다. 롬멜(Erwin Rommel, 1891~1944)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기갑부대 사령관으로 히틀러의 나치당과는 거리를 둔 전형적 군인이다.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맹활약을 펼쳤으며, ‘사막의 여우’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롬멜하우스는 군대의 막사 같은 느낌이다. 군 출신인 박태준 명예회장의 강직한 이미지와도 잘 어울린다. 롬멜하우스 2층 정면에 붙은 ‘증산’ ‘건설’ ‘수출’이라는 문구가 당시 국가주도 경제발전 시대의 단면을 보여준다.

롬멜하우스 옆의 포스코 포항1고로(용광로) 모형 또한 압도적이다. 축소 모형이지만 건물 한 층을 채우고도 남을 정도의 위압감 있는 규모다. 고로 내부에는 높은 열에 견딜 수 있는 내화벽돌이 부착돼 실제감을 더했다. 고로 내부 공간에서는 포항제철소에서 첫 쇳물이 생산되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밖에도 2층 전시관에는 제철소 건설과 관련한 다양한 전시물이 있다. ‘포항종합제철주식회사’라 적힌 포스코의 초기 회사 현판과 모래막이 보안경을 비롯해 박정희 대통령이 썼던 안전모 등이 전시돼 있다. 그 중에서도 포항제철소 건설 초기 ‘설비구매재량권’ 문서는 가장 흥미로운 전시물 중 하나다. 설비구매재량권 문서는 일명 ‘종이마패’로 불리는데, 제철소 건설과 관련한 설비구매의 모든 권한이 박태준 명예회장에게 있다는 내용의 문서다. 문서 왼쪽 윗부분에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사인과 ‘1970년 2월3일’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다. 정치권 등 외부압력에 굴하지 말고 제철소 건설에만 매진하라는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다.

3층에는 박태준 명예회장과 관련한 전시물이 주를 이룬다. 박태준 명예회장이 생전 쓰고 다녔던 중절모와 지팡이는 물론, 포항제철소 건설 당시 입었던 작업복과 작업모, 작업화까지 전시돼 있다. ‘싸고 품질 좋은 철을 충분히 만들어 나라를 부강하게 한다’는 박태준 명예회장의 ‘제철보국’ 정신을 되새길 수 있다.

포스코역사관은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방문일 2일 전까지 역사관 홈페이지(http://museum.posco.com)에서 미리 예약해야 한다. 관람시간은 1시간 내외로 평일은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5시까지 운영한다. 일요일과 국·공휴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2. 첨단산업도시 포항

포항은 철강도시를 넘어 첨단산업도시를 지향하고 있다. 이미 포항에는 국내 최고 수준 연구중심대학인 포스텍(POSTECH)을 비롯해 물질의 미세 구조 및 특성을 분석하는 방사광가속기 등 최신 연구시설이 위치해 있다. 그 중에서도 포항시 남구 지곡동 한국로봇융합연구원(KIRO) 내 로보라이프뮤지엄(Robo Life Museum)은 포항의 과학기술 수준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장소로 손꼽힌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은 정부 산하 로봇전문생산연구소로 로봇기술 혁신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고 산업계에 로봇을 보급, 국내 로봇산업 육성을 선도하고 있다. 2008년 미래 로봇 꿈나무를 육성하고 로봇과학기술의 저변 확대를 위해 연구원 1층 1천960㎡ 면적에 전시실을 마련하고 로보라이프뮤지엄의 문을 열었다. 현재 3개 전시실에 32종 67개 전시물을 보유하고 있다.

전시실은 항상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하다. 만화에서나 볼 법한 로봇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어, 전시관을 찾는 학생과 학부모 관람객이 꾸준하다. 제1전시실 지능로봇흥미관에서는 로봇이 실생활에 미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심리치료용 로봇에서부터, 댄스로봇, 애완견로봇을 비롯해 유리창 청소로봇 등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일 법한 로봇들이 전시돼 있다. 제2전시실 지능로봇체험관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체험할 수 있다. 지능로봇의 원리를 체험할 수 있도록 로봇에 사용되는 센서와 구동부 등을 직접 만져보고 조작할 수 있다. 또한 인간 형태의 격투 로봇과 드론 조종법을 배울 수 있는 시뮬레이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로봇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제3전시실에서는 한국로봇융합연구원에서 개발한 로봇을 볼 수 있다. 대표적인 로봇으로 수중청소로봇, 산불감시로봇, 간호서비스 보조로봇 등이 있다. 이 밖에도 전시관 내 마련된 로봇교육실에서는 로봇 교구를 이용한 로봇제작체험을 할 수 있다.

로보라이프뮤지엄 또한 사전예약제로 운영된다.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홈페이지(www.kiro.re.kr)를 통해 미리 예약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시간은 1시간 내외로 관람료는 개인 3천원, 단체 2천원이다. 로봇 충전 및 전시물 보호를 위해 투어는 하루 3번(오전 10시, 오후 1시, 오후 3시)으로 제한된다. 관람은 해설사의 인솔로 진행되는데, 1회 최대 관람객은 40명이다. 가족 관람객의 경우 최소 10명 이상은 돼야 예약 및 관람이 가능하다. 일요일과 새해, 설·추석 연휴는 휴관한다.

글=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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