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어지럼증

  • 임호
  • |
  • 입력 2016-08-30 08:14  |  수정 2016-08-30 08:14  |  발행일 2016-08-30 제21면
주위가 빙빙 돌면 귀 이상…걸을 때 어지러우면 뇌 문제
20160830

어지럼증은 매우 흔한 증상으로 대다수 환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환자 상당수가 잘못된 상식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것이 빈혈이다. 이는 상당수 환자들이 빈혈을 어지럼증의 주된 원인으로 생각하는 잘못된 의학상식의 결과다. 이들 환자에게 혈액 검사를 해보면 빈혈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지럼증 주원인이 빈혈이란 생각은 잘못된 상식
70∼80%가 귀 이상…이석증·전정신경염 대표 증상
뇌졸중 어지럼증 방치하면 혈관 막혀 뇌경색 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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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병원 신경과 김지훈 과장

어지러우면서 구토를 하게 되면 위장이 잘못돼서, 즉 음식을 잘못 먹고 체해서 어지럼증이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심지어 영양결핍이거나 기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보약이나 사골, 흑염소 등을 먹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구역질과 구토는 어지럼증에 따른 이차적인 동반 증상에 불과하다.

어지럼증은 인체의 평형기능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으로, 사물이나 공간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 같은 회전성 어지러움과 중심을 잡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비회전성 어지러움으로 주로 나타난다.

인체가 평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눈을 통해 들어오는 시각계, 머리 위치나 움직임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전정계, 사지 감각을 통해 자세 변화를 받아들이는 체성 감각계, 이들을 통합·관장하는 중추신경계가 큰 역할을 한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면 어지러움을 느끼게 된다.

어지럼증은 신경계에 속하는 전정계의 기능장애에 의한 증상이 가장 심하며 이때 주위가 빙글빙글 돌고 비틀거리면서 구역질이나 구토가 동반된다.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 어지럼증 환자들은 주된 증상에 따라 몇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먼저 주위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것 같은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증상은 주로 내이(귀)와 중추신경계(머리)의 균형을 잡아주는 기관(전정계)의 이상에 의해 나타난다. 일단 전정계 이상으로 생긴 빙글빙글 도는 양상의 어지럼증으로 생각되면 중추전정계 이상인지 말초전정계 이상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즉, ‘귀’의 문제인지 ‘뇌’의 문제인지 구별해야 한다는 것.

내이(귀)의 문제로 인한 말초성 어지럼증은 어지럼증 원인의 70~80%를 차지하며 크게 이석증, 전정신경염, 메니에르병이 대표적이다.

이석증은 주로 아침에 눕거나 일어날 때, 또는 누워서 고개를 돌릴 때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 갑자기 발생해서 몇 분 이내로 사라지는 흔한 질환이다.

병의 경과가 오래가지 않고 쉽게 치료되며 돌발적으로 특정 방향으로 머리를 움직일 때 증상이 발생한다. 중년 이후 나이가 들수록 더 많이 생기지만 젊은 연령층에서도 발생하며, 여자에게서 더 흔히 발생한다.

이석증의 치료는 여러가지 검사를 통해 이석의 위치를 정확하게 알아낸 후 위치에 따른 이석 제거 운동치료로 대부분 치유될 수 있다. 반고리관 내의 이석을 원래의 위치인 전정으로 이동시키는 치료법이다. 한 번의 운동치료로 이석증이 호전되는 경우가 70% 이상으로 알려져 있으며 증상이 지속되면 반복적으로 운동치료를 시행한다.

전정신경염은 갑자기 한쪽 귀의 전정기관을 담당하는 전정신경의 기능이 저하되어 심한 어지럼증과 함께 구역 및 구토를 나타내는 질환으로, 어지럼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이석증 다음으로 많은 질환이다.

원인은 바이러스에 의한 전정신경의 감염이나 전정신경으로의 혈액공급 장애 등으로 생각되고 있다. 약물치료 및 안구운동과 체위변화 등의 전정재활 운동을 통해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메니에르병은 반복적으로 회전감 있는 어지럼증이 발생하고 청력저하, 이명(귀울림), 귀충만감(귀가 꽉 찬 느낌) 등의 증상이 동시에 발생하는 질병이다.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주변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며, 구역이나 구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은 대개 몇 시간 후에 저절로 소실되며 증상이 반복되면서 청력이 점차 떨어진다. 따라서 어지럼증이 자주 재발하거나 청력소실이 진행하면 예방 치료가 필요하다.

중추신경계(머리·뇌) 문제로 인한 어지럼증은 그 빈도가 크지는 않지만 진단 및 치료가 늦을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 중추성 어지럼증은 뇌간을 비롯한 중추신경계의 이상으로 생기는 어지럼증으로 뇌간허혈과 소뇌질환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특히 뇌졸중에 의한 어지럼증은 그 증상이 다양하며 경미한 단순 어지럼증만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초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에 의한 어지럼증의 가장 흔한 원인은 뇌줄기와 소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추골뇌기저동맥의 혈관 협착에 의한 것인데 방치하는 경우 혈관이 막혀 소뇌가 뇌줄기 뇌경색으로 진행하여 심각한 신경학적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신속히 가까운 신경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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