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 단역 외국인배우, 대사관직원 사칭 사기 가담

  • 입력 2016-09-01 00:00  |  수정 2016-09-01
아프리카 부호 유산 관리할 후견인 찾는다고 속여

 대사관 직원을 사칭해 수천만원을 뜯어낸 아프리카 국적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 중에는 인기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한 배우도 있었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사기 등 혐의로 나이지리아인 E(34)씨와 카메룬인 M(30)씨를 구속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E씨는 올해 4월 난민 자격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자신을 코트디부아르 대사관 직원이라고 소개하면서 인터넷에 글을 올려 범행 대상을 물색했다.


 E씨가 올린 글은 코트디부아르에 사는 스위스 국적 사업가 집안의 외아들과 유산을 관리해 줄 한국인을 찾는다는 내용이었다.


 사업을 일으킨 남편은 일찍 죽었고 그 부인도 암에 걸려 곧 죽게 됐는데 그 외아들이 신앙심이 깊어 좋은 신학교들이 있는 한국에서 살고 싶어 하니 후견인이 돼달란 것이었다.


 E씨는 이 글을 아프리카와 무역을 해온 국내 업자들에게도 이메일에 담아 보냈다.


 E씨는 글을 보고 연락해온 김모(74)씨에게 40억원에 달하는 유산을 외교행낭으로 국내로 들여오려면 운반비나 관리비 등이 필요하다며 총 6천700만원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과정에서 M씨는 피해자가 입금한 돈을 계좌에서 인출하는 역할을 했다.


 M씨는 우리나라의 한 신학대학을 졸업한 뒤 '태양의 후예', '마담 앙트완' 등 주요 드라마에 단역으로 출연한 바 있다.
 E씨와 M씨는 이태원을 오가며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들과 어울리다 서로 알게 돼범행을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들이 피해자와 주고 받은 이메일을 확인할 때 접속한 지역이 인도등 외국인 점, 피의자들이 살던 집에서 위조지폐를 만드는 데 필요한 물건들이 발견된 점으로 미뤄 공범이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서아프리카를 기반으로 한 국제금융사기 조직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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