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초하던 2명 벌에 쏘여 사망…경북 이틀새 신고 80건 넘어

  • 마창훈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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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05   |  발행일 2016-09-05 제9면   |  수정 2016-09-05
올해 무더위로 말벌 개체수 급증
번식기까지 겹쳐 공격성도 강해
“날씨 차가워질때 벌초해야 안전”

추석을 앞두고 경북 곳곳에서 벌 쏘임 사고가 잇따라 벌초객 등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4일 오전 8시36분쯤 안동시 일직면의 한 야산에서 벌초를 하던 40대 남성이 벌에 쏘여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같은 날 오전 8시30분쯤 의성군 봉양면 한 야산에서도 김모씨(55)가 벌에 쏘여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던 중 숨졌다. 김씨는 벌초를 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오후 2시59분쯤 고령군 우곡면 야산에서 벌초를 하던 가족 4명이 벌에 쏘여 출동한 구급대원들에게 응급처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옮겨졌다. 같은 날 김천에서도 벌초를 하던 50대 남자가 벌에 쏘여 응급치료를 받았다. 경북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도소방본부에 접수된 벌 쏘임 신고건수는 4일 하루 동안에만 53건에 이른다. 3일 신고건수까지 합하면 80건이 훌쩍 넘는다.

해마다 추석 벌초 때만 되면 벌 쏘임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이 최근 5년간 벌 쏘임 사고를 분석한 결과 벌초와 성묘를 하는 8~10월 사이에 전체 사고의 63%가 발생했다.

특히 올해는 날씨 등의 영향으로 벌에 쏘일 확률이 더 높아졌다. 천적이 없고, 폭염으로 생육환경이 좋아진 탓에 벌 떼의 활동이 더 왕성해졌기 때문이다. 벌은 기온이 높고 습도가 낮을 때 생육상태가 좋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무더위로 말벌의 발육이 빨라져 개체수가 급증한 데다, 7~9월 번식기까지 겹쳐 말벌의 공격성이 강해지게 됐다.

올해는 벌집제거 출동횟수도 크게 늘었다. 지난달까지 도소방본부의 벌집제거 출동건수는 9천294건으로, 지난해(4천304건)보다 115%나 급증했다. 경북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벌초 때 긴 옷을 입고 가더라도 말벌은 옷을 뚫고 침을 쏠 정도다. 요즘처럼 이상기후에는 벌초를 잠시 미뤘다가 날씨가 차가워지면 벌초를 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의성=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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