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경기장 찾은 어머니 앞에서 만년 2위 멍에 벗다

  • 마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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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0 08:23  |  수정 2016-09-20 08:23  |  발행일 2016-09-20 제28면
의성마늘씨름단 손명호 선수
데뷔 8년 만에 백두장사 등극
처음 경기장 찾은 어머니 앞에서 만년 2위 멍에 벗다
‘2016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꽃가마에 오른 의성군청 마늘씨름단 소속 손명호 선수가 관객들에게 황소트로피와 장사인증서를 펼쳐 보이고 있다.

손명호 선수(의성군청 마늘씨름단)가 지난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16 추석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정전에서 장성복 선수(양평군청)를 3-1로 제치고 백두장사에 등극했다.

이날 손명호가 최종전에서 만난 상대는 지난해 열린 설날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정전에서 패배를 안긴 선수였기에 의미는 남달랐다.

게다가 2008년 실업팀으로 데뷔한 이래 8년간 치른 장사씨름대회서 1품에만 4번 오르는 등 ‘만년 2위’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기에 우승의 의미는 더 크게 다가왔다.

특히 신장 194㎝의 뛰어난 신체 조건으로 늘 우승 후보 명단에 이름이 들어있었지만 매번 백두장사 문턱에서 좌절을 맛봤기 때문이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경기에 임한 손 선수의 마음가짐은 여타의 대회와는 달랐다.

그는 그동안의 설움을 일거에 날려버리기로 작정이나 한 듯, 첫째 판 시작과 동시에 빗장걸이로 들어오던 상대 선수를 배지기에 이은 되치기로 상대해 승기를 잡아나갔다.

이어 밀치기로 둘째 판을 따냈지만, 셋째 판에서 배지기로 추격의 빌미를 내줬다. 하지만 승부는 연장전까지 치른 넷째 판에서도 쉽게 끝나지 않았다.

결국 체중계측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손 선수가 상대보다 1.45㎏ 적은 150.55㎏으로 장사 타이틀 획득에 성공했다.

손 선수는 “오늘 처음 경기장을 찾아오신 어머니 앞에서 백두장사에 오르게 되어 너무 기쁘다”면서 “이제 만년 2위라는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당당히 어깨를 펴고 다닐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대회에는 손 선수가 백두장사에 오른 것을 비롯해 1품에 장성복(양평군청), 2품 서경진(울산동구청), 3품 서수일(증평군청), 4품 탁다솜(연수구청)·임진원(영월군청)·박성용(안산시청)·이종철(제주특별자치도청) 등이 이름을 올렸다.

의성=마창훈기자 topg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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