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출절벽 극복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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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0   |  발행일 2016-09-20 제29면   |  수정 2016-09-20
[기고] 수출절벽 극복이 시급하다
서민교 (대구대 무역학과 교수)

우리나라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수출은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 연속해서 감소했다. 지난 8월 다소 늘기는 했지만, 7월까지 우리나라의 총수출액은 410억4천5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나 줄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수출드라이브정책을 통해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그 결과 국내총생산 대비 수출 비율이 50% 내외로 OECD 국가 평균비율 25%보다 월등히 높다. 미국 12%, 일본 15%, 중국의 25%에 비해 높은 수준의 수출의존도를 가지고 있다.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수출의 비중을 고려할 때 최근의 수출부진, 이른바 ‘수출절벽’의 문제는 심각하다. 그 효과적인 대응책 마련 또한 절실하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수출절벽의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 전세계적인 저성장세에 기인하는 세계무역의 위축과 국내 산업 경쟁력의 약화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세계 71개 주요국 간의 무역액이 14조4천250억달러에 머물러 작년보다 5.4%나 감소했다.

기본적으로 국내 산업 경쟁력도 약화되었다. 단적으로 2014년 세계 수출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우리나라 제품은 총 64개로 세계 13위에 머물고 있지만, 주요 수출경쟁국인 중국은 1위를 차지하는 품목이 총 1천610개로 우리나라의 25배, 일본은 총 172개로 우리나라보다 3배 가까이 더 많다.

여기다 새로운 보호무역주의의 확산 속에 한국제품이 표적이 되고 있다. 미국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의 덤핑 예비판정에 이어 한국산 철강제품 역시 반덤핑관세를 부과받게 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한 미 대통령선거 과정에서 제기되고 있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가능성, 사드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보복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도 한국을 표적으로 하는 무역장벽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마지막으로 급속한 원화 가치의 상승이다. 원화가치 상승은 수출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린다.

그러면 이러한 수출절벽에 어떻게 대응해야할 것인가.

우선 단기적으로 기업들은 당장의 수출을 늘이고자 제품을 저가로 팔아 상대국에 규제의 빌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 보호무역주의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고부가 가치 제품의 개발과 더불어 미국과 중국 등 특정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에서 벗어나고, 상대적으로 소홀했던 신흥국이나 틈새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예컨대 최근 코셔와 할랄시장과 같은 블루마켓을 개척하려는 시도는 매우 바람직하다.

환율변동에 유의하면서 환차손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의도적으로 원화 값을 내리는 과거식 처방은 불가능하지만, 급격한 원화가치 변동으로 외환시장이 불안해지는 것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수출 친화 정책을 수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즉, 이제 수출이라는 하나의 엔진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내수를 키워 수출과 내수의 쌍끌이 엔진을 장착해야 한다. 과거 수출을 통한 대기업의 급성장이 중소기업 성장과 일자리창출로 이어지는 낙수효과를 이끌었지만, 최근 우리 경제는 대기업의 수출이 증가해도 중소기업의 지표가 나아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일자리도 충분히 만들어 내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경제 체질을 바꾸어 조선·해운 등 수출 주력 업종의 재편을 서두르고, 내수시장을 키워 국내 총생산액의 절반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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