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아카데미 ‘열린사진공간’…10년째 연꽃주제 사진展 열어

  • 한영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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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1   |  발행일 2016-09-21 제12면   |  수정 2016-09-21
1蓮·2蓮·3蓮·4蓮…‘10蓮’
순수 아마추어리즘 지향 노력
사진 아카데미 ‘열린사진공간’…10년째 연꽃주제 사진展 열어
지난 5일 KBS 갤러리에서 열린 ‘열린사진공간’ 회원들의 1차 전시회 개회식 장면. <열린사진공간 제공>

연꽃은 늪이나 연못의 진흙 속에서도 맑고 깨끗한 꽃을 피워낸다. 진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으나 청정함과 아름다움을 잃지 않고 피는 것이 부처님의 진리와 닮아 불교의 꽃으로 상징되기도 한다. 사진 아카데미 ‘열린사진공간’ 회원들은 이러한 연꽃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담아 10년째 연꽃 사진전을 열고 있다.

KBS 갤러리에서의 1차 전시회(5~11일)에 이어, 20~24일 북부도서관 갤러리에서 열리는 2차 전시회에는 ‘내 안의 발견’이라는 부제가 붙었다. 이홍근의 바짝 마른 연잎 사진에는 ‘老兵(노병)’이, 이른 새벽 연꽃 앞에서 96세 노모가 묵주를 손에 쥔 채 45년 전 가출한 아들을 위해 기도하는 이주희 열린사진공간 지도교수<54>의 사진에는 ‘늘-常侍(상시)’라는 제목이 각각 달렸다. 이외에도 오중섭의 ‘꿈 너머 꿈’, 우성주의 ‘탄생’, 지운스님의 ‘어머니의 사랑’ 등 오직 연꽃 하나에 작가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이 지도교수는 “사진은 곧 작가의 마음”이라며 작가의 마음이 어둡다면 밝은 사진을 담아내기 어렵고 반대로 밝을 땐 사진도 환해진다고 했다. 또 마음으로 사진을 찍을 때 보는 이와 작가는 소통할 수 있고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회원들은 결과보다 찍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며 ‘순수 사진’을 고집하고 있다. 이들은 사진을 찍을 때 보정, 초점, 노출을 최대한 활용해 보정이 필요 없는 작품을 내는 데 중점을 두고 공모전을 위한 사진이 아닌, 순수 아마추어리즘을 지키는 사진을 찍기 위해 노력한다.

이주희 지도교수는 첫 연꽃 전시회를 열 때 회원들에게 “10년만 연꽃 전시회를 함께하자. 사진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 교수는 “연꽃을 주제로 10년 동안 찍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변화해야 하고 알을 깨고 나오듯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며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회원들의 노력과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열린사진공간에서 아내와 함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오중섭씨(60)는 “최근 ‘사진충’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자신의 작품을 위해 매너를 지키지 않는 ‘출사(出寫)족’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다”며 “순수 사진을 지켜 나간다면 이런 일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오씨는 “사진은 노후 최고의 취미일 뿐 아니라 아내와 함께한다면 사소한 다툼이 생겨도 사진으로 소통할 수 있어 더욱 행복해질 수 있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영화 시민기자 ysbd41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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