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가 낮아서 홈런공장 됐나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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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3   |  발행일 2016-09-23 제20면   |  수정 2016-09-23
■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오명
20160923

20160923

올시즌 150개…전구장 중 2위
나바로·박석민 등 거포 떠나
91개 맞고 59개 쳐 손해 막심

팔각형 구조 탓 중간거리 짧아
내년 펜스 높이 조절 논의할듯


삼성라이온즈의 새 홈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이하 라팍)가 KBO의 새 ‘홈런 공장’으로 각인되고 있다.

팔각형 구조로 지어진 라팍은 홈에서 좌중간과 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가 기존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에 비해 약 6m 짧아졌다.

나머지 9개 구단의 홈구장과 비교해보면 라팍의 좌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는 가깝다. 국내에서 센터펜스 거리가 가장 긴 잠실구장(125m)과 비교할 경우, 라팍의 좌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가 잠실구장에 비해 약 10.3m 짧다. 센터펜스 거리가 가장 짧은 마산구장(116m)보다도 좌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는 약 4m나 짧다.

전문가들은 팔각형 구조로 인한 타자들의 ‘심리적 요인’에도 주목했다. 타석에서 바라봤을 때, 좌우중간 펜스가 가깝게 느껴져서 홈런이나 장타성 타구가 많이 생산될 것이라 예견한 것이다.

실제 라팍에서 홈런이 쏟아졌다. 21일까지 라팍에서 60경기가 치러졌는데, 홈런은 150개가 나왔다. 경기당 2.5개의 홈런이 나온 셈이다. 이는 각 구단의 제2홈구장을 제외한 10개 구장 중 인천 SK 행복드림구장(문학)에서 나온 홈런 비율(경기당 2.58·70경기 중 181홈런)에 이어 둘째로 높은 수치다.

삼성의 걱정도 현실화됐다. 삼성은 시즌 초 거포인 박석민(NC), 나바로(지바 롯데)의 이적이라는 차가운 현실 속에 라팍에서 상대팀에 홈런을 더 많이 얻어맞을 것으로 우려했고, 그대로 들어맞았다. 라팍에서 나온 150개 홈런 중 91개의 홈런이 삼성 투수들이 얻어맞은 것이다.

특히, ‘걱정 포인트’였던 좌중간과 우중간에서는 총 24개의 홈런이 나왔는데, 삼성 투수들은 15개의 홈런을 헌납했다. 물론 삼성 투수진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약해졌기 때문에, 라팍 구조만으로 홈런공장이 된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은 상대에게 더 유리하게 작용하는 라팍에 대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펜스 높이 조절’을 통해 피홈런 줄이기에 나서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라팍의 펜스 높이는 3.2m로 잠실구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 구장지원팀 측은 “현재로선 언급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시즌을 완전히 치르고 나서 여러 가지 보완점을 검토해 펜스 높이 조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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