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 탈피…새로 쓰는 한국현대사

한국현대 생활문화사//홍석률 외 31명 지음/ 창비/ 300쪽 내외/ 각권 1만6천500원, 4권 세트 6만6천원

오늘날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된 한국현대사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다. 전4권으로 엮인 이 책은 19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10년 단위로 이뤄져 있다.

그동안 한국현대사는 정치적 격변에 초점을 두고 서술된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한국현대 생활문화사’는 정치사를 포함해 동시대인의 삶에 영향을 끼친 경제, 사회, 문화의 모든 요인에 주목해 그 안에서의 삶의 양상과 변화를 담아내려 했다. 기획부터 집필까지 총 3년의 시간을 들여 만들었으며 영화, 음악, 스포츠, 음식, 문화 등 생활문화분야에서부터 농업, 전쟁, 경제, 북한, 민중운동 등 역사학계의 주류 분야까지 다양한 필진이 참여해 정치사 위주로 쓰여진 통사를 넘어서는 새로운 관점의 한국현대사 교양서를 완성했다.

이 책은 현대사를 단지 지난날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를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당대사’로 바라본다. 당대의 여러 생활문화사적 변화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오늘날까지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과거의 흔적들을 생생하게 되살려 냈다. 그동안 정치사 위주로만 접했던 한국현대사 곳곳에 숨어있는 ‘우리가 살아온 이야기’를 펼쳐보이는 것이다. 이것은 정치적 격변과 세계사적 혼란 속에서도 꿋꿋하게 삶을 이어온 우리들의 부모님, 삼촌과 이모 등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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