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란의 메가트렌드 읽기 .53] 세상을 바꾸는 자율주행자동차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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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26   |  발행일 2016-09-26 제29면   |  수정 2016-09-26
“車 사고 사망자·온실가스·유지 비용 확 줄인다”
20160926
지난해 우리나라를 처음 찾아 대구국제안경전에서 특강한 브래드 템플턴 싱귤래리티대학교 교수(오른쪽 작은 사진)는 “자율주행자동차는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車사고사망,알코올 관련 40%
에너지 사용·매연 25% 차지
자율주행자동차 통해 개선돼
주차공간도 녹지·주택지 활용


최근 열린 미국 싱귤래리티대학교의 ‘제1회 연례 글로벌 서미트’에서 브래드 템플턴 박사는 “자율주행자동차는 세상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자동차 발전에 따른 사회 각 분야의 변화에 대한 예측은 이전에도 많이 나왔지만, 템플턴 박사처럼 자격을 갖춘 사람의 말이라면 그 의미는 다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구글이 공동으로 설립한 싱귤래리티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템플턴 박사는 ‘구글안경’의 창시자로,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소프트웨어의 뼈대라고 하는 아키텍처를 설계하는 고급 소프트웨어 개발자)이며 프런티어전자재단의 이사, 구글 자율주행자동차 연구팀의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며, 현재 자동화된 운송산업에 대한 강연과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아 대구국제안경전에서 특강을 하기도 했다. 템플턴은 이번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자율주행자동차의 등장에 따라 붕괴될 산업과 생활영역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 전 생활 영역에서 변화 가속

자료에 따르면 매년 세계적으로 120만명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다. 이러한 사고의 40%는 알코올과 관련이 있다. 자율주행자동차로도 사망자가 발생할 것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컴퓨터가 운행하는 자동차의 정확도는 인간의 운전 기술, 조정력, 반응능력보다 뛰어날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자동차는 집에 돌아오기 전에 술을 마시지 않는다.

놀랍게도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의 25%는 자동차에서 나온다. 환경문제를 말하는 사람들이 차를 운행한다면 진정으로 환경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고 템플턴은 말했다. 석유기반 연료의 점진적인 감축과 함께 자동차 디자인과 자동차 제조공정의 변화에 따른 배출 가스의 감소는 더 깨끗한 지구를 만들고 에너지를 다른 목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당신이 사는 도시 또는 마을의 사진을 찍어보라. 얼마나 많은 토지가 도로로 포장돼 있으며 주차장으로 만들어져 있는가! 어디에나 있는 주차장은 건물이 들어서거나 녹색 공간으로 남아 있어야 할 곳의 토지를 차지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인간이 운전하는 자동차를 대체하게 되면 더 이상 주차 공간을 필요로 하지 않게 되며 따라서 많은 토지가 자유롭게 된다. 주택 가격이 비싸지 않은 도심이나 먼 시골에 살아도 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자동차가 집에서 일터까지 편안하고 생산적으로 통근시켜 줄 것이기 때문이다.

수백만 개의 상품이 매일 집으로 배달된다. 피자에서 옷, TV에서 가구에 이르기까지 누군가 자동차 또는 트럭을 운전하여 주문에 따라 제 시간에 배달한다. 배달을 하는 일에 자동차나 운전자가 더 이상 필요 없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템플턴은 보도를 따라 움직이는 작은 배달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작은 자율운전 박스가 1달러 미만의 비용으로 30분 내에 배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더 이상 미래의 기술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자율주행자동차는 인간에 비해 사고를 낼 확률이 적다. 그러나 치명적인 사고를 완전히 없애기에는 시간이 걸리게 될 것이다. 자동차의 잘못으로 사고가 났을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테슬라의 오토파일럿과 같은 현존하는 반자동 운전 시스템은 탑승자에게 운전하지 않더라도 도로 상황과 자동차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일 것을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이러한 경고를 무시하고 사고가 났을 경우에 자동차에 책임을 돌리기를 원한다. 자율주행자동차의 책임과 잘못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예측하지 못한 법률적 윤리적 문제가 생길 것이다.

자율주행자동차는 사람들이 자동차 브랜드에 부여하는 가치를 감소시키게 된다. BMW나 메르세데스와 같은 럭셔리 브랜드는 점차 가치를 잃게 된다. 럭셔리한 옵션은 자체에서도 이용할 수 있고 누가 자동차를 생산했는가보다는 자동차의 탑승권을 판매하는 플랫폼이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러한 대규모의 변화가 아직 일어나지는 않았지만 자율주행자동차는 더 이상 ‘미래의 기술’이 아니다. 구글의 자율주행자동차는 캘리포니아 주 마운틴 뷰의 도로에서 몇 년 전부터 달리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나브야가 제작한 셔틀 버스가 승객들을 태우고 있으며 아직은 조심스럽게 느린 속도로 달리고 있다. 싱가포르에서는 누토노미에서 운영하는 자율주행택시들이 정해진 노선을 따라 달리고 있다. 우버는 볼보 및 포드와 손잡고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시내에서 자율주행 택시 시험 운영을 최근 시작했다. 우버는 또 최근 자율주행 트럭을 개발하는 오토모토를 인수했다.

템플턴은 미래의 자동차에 대해 “작아지고 전기로 움직이게 되며 수천 개의 부품을 가지기보다는 수백 개 정도의 부품을 가지게 될 것이다. 통제 장치도 적어지고 대시보드도 없어질 것이다. 그리고 제한된 자동차 대 자동차 통신망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가장 좋은 점은 1마일에 30% 정도의 비용으로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현재 인간이 운행하는 자동차의 절반에 해당되는 비용”이라고 말했다.

이영란 서울취재본부 부국장 yrlee@yeongnam.com
▨자료제공=세계미래회의 한국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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