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피플] 개그우먼 오나미

  • 김명은
  • |
  • 입력 2016-09-30   |  발행일 2016-09-30 제43면   |  수정 2016-09-30
예쁜 척하지 않아 예쁜 그녀…“못생김은 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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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녹화가 진행되는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공개홀 주변을 지나다니다 보면 가끔 볼 수 있는 얼굴이 있다. 이제는 ‘못생김의 대명사’가 된 개그우먼 오나미(32)다. 그런데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그녀가 실은 못생긴 개그우먼이 아니라는 것을. KBS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여의도 국회 사람 중에도 그녀의 실물을 보고 반전 매력을 느꼈다는 이들이 많다.

‘개그콘서트’를 통해 이미 높은 인지도를 쌓아올리고 최근에는 활동 영역을 넓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그녀는 지금까지도 자신이 못생긴 개그우먼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전혀 불만이 없다고 했다. 되레 “감사하다”를 연발했다.

출연 중인 프로그램이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최근 부쩍 스케줄이 늘었다는 오나미를 그녀가 다닌다는 여의도의 한 교회 앞 카페에서 만났다. 그녀는 지난해 동료 개그우먼들과 관광지 홍보를 위해 포항시를 찾기도 해 대구·경북과도 특별한 인연이 있다.

◆좋아하던 선배 허경환과 리얼 버라이어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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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나미는 요즘 ‘오봉’으로 불린다. 가상 결혼 생활을 콘셉트로 한 리얼 버라이어티 JTBC ‘님과 함께2-최고의 사랑’에서 상대 출연자인 개그맨 허경환이 그녀에게 붙여준 애칭이다. 부부가 서로에게 ‘여보’ 대신 ‘여봉봉’이라고 다소 닭살 돋는 애칭을 쓰는 데서 착안해 각자의 성(姓)에 봉을 붙인 닉네임이다.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다 보니 여기저기서 ‘오봉’ 소리가 들려 가끔은 실제 이름이 ‘오봉’인 줄 착각할 때가 있다고 한다.


“나를 대중에 알린 ‘못생긴 개그우먼’
지금까지 그리 불리는 것 되레 감사”

실물 보면 ‘못생기지 않음’ 반전 매력
허경환과 리얼버라이어티‘님과 함께2’
좋아한 선배와 가상결혼 더 깊은 팬심

“작년 지인 도우려 동료들과 찾은 포항
10월 두차례 공연차 방문 각별한 느낌”



처음으로 고정 출연하는 리얼 버라이어티에 그녀가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던 것은 가상 남편으로 출연하는 선배 개그맨 허경환과의 찰떡 호흡 덕분이다. ‘개그콘서트’와 같이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오랫동안 출연한 방송인들은 리얼 버라이어티 환경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정해진 시간, 짜여진 대본 개그와 리얼 버라이어티는 형식부터 크게 차이가 난다. 지금은 베테랑 예능인이 된 개그맨 이수근도 과거 ‘1박2일’에 출연했을 때 초반 부적응 기간을 겪으며 마음고생을 한 적이 있다.

오나미는 “아직은 부족한 게 많다. 다행히 (허)경환 오빠랑 제작진이 옆에서 편안하게 해줘서 힘이 된다”면서 “지금은 배우는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항상 짜여진 형식의 개그만을 선보였는데 ‘진짜 오나미’를 보여줄 수 있어 좋고, 또 많은 분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최고의 사랑’ 출연은 ‘인간 오나미’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선사한다. 신인 때부터 좋아하는 마음을 고백했던 허경환과 비록 가상이긴 하지만 부부 사이로 출연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언론 인터뷰나 방송에서 경환 오빠를 좋아한다고 얘기했는데 같이 방송을 하게 됐네요. ‘최고의 사랑’ CP(책임 프로듀서)님이 그 사실을 알고 계셨더라고요. 제작진이 아마 의도하고 저를 섭외하지 않았나 싶어요(웃음).”

그녀는 허경환에 대해 “방송에서와 같이 실제로도 ‘츤데레’(겉으로는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한 사람을 이르는 신조어) 캐릭터”라고 했다. “경환 오빠가 실제로 성격이 정말 좋아요. 저 없는 곳에서 제작진에게 저에 대한 칭찬을 자주 해주시고, 은근히 챙겨주세요. 여전히 오빠를 좋아하고 오빠가 하는 일이 잘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어요. 방송을 함께하면서 팬심이 더 깊어졌어요.”

◆KBS 23기 공채 개그맨 동기들은‘나의 힘’

오나미는 KBS 23기 공채 개그맨 출신이다. 동기로는 김민경, 허민, 박소영, 정태호, 김대성, 류정남 등이 있다. 여자만 6명인데 오나미는 동기들과 자주 만나 개그 아이템을 공유하고 서로 응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옛날에는 다 같이 자주 모였는데 요즘엔 각자 스케줄이 많으니까 예전처럼 뭉치긴 힘들어요. 그래도 생일 같은 특별한 날엔 꼭 만나요. 여자 동기들과는 카페에서 수다를 떨 때가 많아요. 제 방송 모니터도 열심히 해주는데 (김)민경 언니는 경환 오빠랑 진짜 사귀는 거 아니냐고 자꾸 의심해요.(웃음)” 그녀는 최근 허민과 야구선수 정인욱의 열애 기사가 났을 때 허민과 함께 있었다고 했다.

오나미는 지난해 6월 동기 개그우먼들과 함께 KTX를 타고 포항을 방문하기도 했다. 포항에 살고 있는 지인을 돕기 위해 영일대해수욕장 등 관광지를 홍보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다가 인지도가 쌓이면 자연스럽게 버라이어티 분야로 진출하는 게 요즘 방송 생태계다. 하지만 개그맨 출신들은 뿌리를 잃지 않으려고 한다. 오나미 역시 지금은 잠시 ‘개그콘서트’ 무대를 떠나 있지만 곧 돌아가기 위해 쉬지 않고 개그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

또 개그 공연 무대에도 꾸준히 설 계획이다. 그녀는 “지난해까지 매년 정기적으로 전국을 돌며 개그 공연을 했다. 올 10월에도 기획사 동료 개그맨들이 지방 공연에 나설 예정”이라며 “나 역시 앞으로 자주 극장 공연 무대에 오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나미와 같은 기획사 출신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개그 공연팀 코미디몬스터즈는 오는 10월1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에서 두 차례 무대를 꾸민다. 개그맨 이동윤, 송준근, 이상호, 이상민, 임우일 등으로 구성된 코미디몬스터즈는 지난 8월 중순 ‘2016 영국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도 참여하는 등 실력이 검증된 팀이다. 오나미 역시 그동안 이들과 개그 공연을 꾸준히 해왔다.

◆‘못생긴 개그우먼’ 수식어 “감사할 따름”

최근 ‘오나미 태연 메이크업’이 주요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한 적이 있다. 오나미가 한 케이블 채널에서 하는 뷰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 태연처럼 사랑스러운 스타일로 변신한 게 큰 화제가 됐다.

오나미는 “처음으로 서클렌즈를 착용해봤다. 예전에도 변신을 시도했던 적이 있지만 이번에 특별히 반응이 컸던 것 같다”며 “서클렌즈의 위력이 정말 대단했고, 메이크업과 헤어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이 공을 들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관리를 잘 하는 건 좋으니까 앞으로 나 자신을 꾸미는 데 대해 조금 더 신경을 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것이 캐릭터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했다. “뷰티 프로그램 출연은 어디까지나 일회성일 뿐이에요. 캐릭터 변신을 시도할 거라면 성형을 했겠죠. ‘못생긴 개그우먼’ 캐릭터는 앞으로도 계속 유지해 나갈 소중한 자산이에요."

그녀는 “개그는 나에게 있어서 항상 1순위였다. 개그가 좋아서 무작정 상경해 대학로 공연부터 시작했던 기억을 지금도 잊지 않고 있다”면서 “오나미라는 이름을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지금의 ‘못생긴 개그우먼’ 콘셉트 덕분이다. 그 소중한 걸 어떻게 버릴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오나미는 개그라는 고향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앞으로 버라이어티와 드라마 등에서도 꾸준히 활약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카메오 경험이 있긴 했지만 정극에서 감초 조연으로도 활동해보고 싶어요. 또 ‘런닝맨’처럼 미션을 수행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도 도전할 기회가 생겼으면 해요. ‘언니들의 슬램덩크’와 같이 여성 방송인들이 주축이 된 버라이어티가 모처럼 인기를 끌고 있는데 그 흐름이 지속됐으면 좋겠습니다.”

글=김명은기자 drama@yeongnam.com
사진=박푸른 프리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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