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자궁근종·자궁선근종 치료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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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04 08:07  |  수정 2016-10-04 08:07  |  발행일 2016-10-04 제20면
초음파 이용 ‘하이푸 시술’ 자궁 손상 막고 근종 치료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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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병원 정희웅 진료부장이 자궁선근종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20대 여성 환자에게 하이푸 시술을 하고 있다. <효성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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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병원 산부인과 정희웅 진료부장

고강도 초음파로 근종에만 열 집중 종양 괴사 유도
대부분 초기 증상 못느껴…출혈·생리통땐 의심을
치료 늦추면 유산·불임…정기검진 꾸준히 받아야


직장인 김민희씨(가명·여·29)는 평소 없었던 극심한 생리통으로 고생을 했다. 최근 들어 생리도 일주일 정도 하다가 며칠 뒤에 또다시 출혈을 보이는 등 사실상 한 달 내내 생리를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해 보니 자궁선근종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김씨의 경우 과거에는 자궁 전체를 들어내야 하는 자궁적출술을 해야 했다. 하지만 김씨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흉터 걱정 없는 ‘하이푸 시술’을 통해 자궁선근종을 치료할 수 있었다.

최근 30~40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자궁선근종과 자궁근종이 20대 젊은 여성에게도 증가하고 있다.

자궁선근종은 자궁 내막이 자궁벽 안쪽으로 파고들어 자라나 자궁벽이 두꺼워져 자궁 몸체 자체가 커지는 질환이다. 또 자궁근종은 자궁 내의 평활근 이상증식으로 발생하는 양성종양이다. 두 질환 모두 우리나라 35세 이상의 여성에게서 40∼50%의 높은 비율로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다. 임신을 하고 있는 경우라면 유산의 원인이 되기도 하며, 가임기 미혼여성에게는 불임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자궁선근종과 자궁근종의 경우 대부분 초기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 때문에 평소 없던 생리통이 생겼거나 과다한 출혈로 인해 빈혈이 찾아오는 경우, 하복부가 묵직하며 불쾌감이 느껴지는 경우, 통증이나 출혈, 빈뇨, 급박뇨, 변비, 대변폐색 등을 보이는 경우 등에는 이들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

자궁선근종이나 자궁근종은 악성이 아니지만 치료를 늦추게 되면 자궁의 손상과 불임을 유발하고 심지어는 자궁을 적출해야 하는 심각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때문에 1년에 두 번은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꾸준히 받는 것이 필요하다.

이들 질환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 비수술적 치료 등으로 구분된다.

약물치료로는 피임약이나 호르몬이 분비되는 자궁 내 피임장치 등이 활용된다. 일시적으로 폐경을 유도해 자궁근종의 크기를 줄이는 성선자극호르몬(GnRH) 제제도 있다.

수술적 치료에는 자궁근종만 제거하는 근종절제술과 자궁 전체를 제거하는 전자궁적출술 등이 있다. 과거에는 자궁근종 수술 시 과다 출혈 위험 때문에 개복을 한 뒤 자궁 전체를 들어내는 수술을 했지만, 최근에는 복강경을 이용해 자궁근종만 절제하거나 자궁 전체를 절제하는 수술을 한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술보다 통증이 적고 회복 기간도 짧으며 흉터가 적은 게 장점이다. 하지만 자궁선근종의 경우 자궁벽 안쪽을 파고들기 때문에 복강경 수술로도 한계가 있다.

비수술적 치료 방법도 활용된다. 고주파 열로 근종 세포를 변성시키고 혈액 공급을 막아 파괴를 유도하는 자궁근종 용해술과 자궁동맥을 선택적으로 막아 근종의 크기를 줄이는 자궁동맥 색전술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술을 하지 않고도 치료가 가능한 고강도 초음파 종양 치료술인 하이푸 시술이 주로 시행되고 있다.

하이푸(HIFU·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는 고강도 집속형 초음파를 의미한다. 하이푸 시술은 고강도 초음파를 몸 속 근종에만 한 점으로 초점화해 집중시켜 열로 종양의 괴사를 유도해 근종의 크기를 줄이는 치료법이다. 특히 5세대 디지털 HD 라이브 방식으로 자궁의 위치는 물론 근종의 수와 크기, 조직 밀도와 혈관 형태를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환자의 상태에 적합한 초음파 강도를 선택해 더욱 정교한 시술이 가능하다.

시술 시간도 기존의 복강경 수술과 비교하면 매우 짧다. 5㎝ 크기의 자궁근종의 경우 40분 내외의 짧은 시간으로 흉터나 출혈이 없어 시술 후 일상생활 복귀가 빨라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또 마취 없이 편안히 누운 자세로 시술하고 부작용이 적어 반복·병합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절개를 하지 않기 때문에 통증이나 출혈, 수술로 인한 자궁 손상을 막고 임신과 출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정희웅 진료부장은 “하이푸 치료는 시술 후 즉시 또는 수개월에 걸쳐 증상이 호전되며 평균적으로 자궁근종의 크기가 3개월 후 2분의 1, 6개월 후 3분의 1, 1년 후 4분의 1로 감소한다”며 “자궁 보존을 원하는 가임기 여성이나 폐경 전 자궁의 크기 감소 및 증상 완화를 원하는 중장년층 환자라면 하이푸 시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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