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여로] 발작하는 동생을 죽이려 먹인 독초가 병을 낫게 하다

  • 인터넷뉴스팀
  • |
  • 입력 2016-10-04 08:05  |  수정 2016-10-04 08:05  |  발행일 2016-10-04 제21면
[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여로] 발작하는 동생을 죽이려 먹인 독초가 병을 낫게 하다

백합과의 다년생초본인 여로는 뿌리줄기를 건조하여 약용한다. 우리나라 전역에 자생하며 습기가 많은 반그늘이나 양지에서 자란다. 맛은 맵고도 쓰며 약성은 차고 독이 있다.

옛날 산골마을에 세 아들을 둔 농부가 살았다. 그런데 막내아들이 전간(癲癎·의학적으로는 뇌전증)을 앓고 있었다. 발작이 올 때는 입에 거품을 물고 눈이 뒤집혔다. 사람도 몰라보고 행패를 부리다 의식을 잃곤 했다.

한번은 부모님께 덤벼들어 다치게 한 적도 있었다. 발작이 잦아지고 강도가 심해지자 두 형은 부모 몰래 동생을 처치하기로 모의했다. 고심 끝에 독초로 알려진 여로를 동생에게 먹이기로 했다. 두 형은 산에서 여로를 캐다가 달여서 동생의 입을 억지로 벌려서 먹였다. 얼마 후 동생이 먹은 물을 토해내자 형들은 다시 먹였다. 몇 번을 반복하자 동생은 더 토할 것이 없어 마지막에는 피고름이 섞인 덩어리를 토해냈다.

그리고 까무러치자 형들도 더 이상 어쩌지 못하고 지켜보았다. 잠시 후 동생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툴툴 털고 일어났다. 이후로 동생의 눈빛이 맑아지고 더 이상 발작을 일으키지 않았다.

가족들은 여로가 전간에 효험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후로 전간이 있는 사람들을 찾아다니면서 여로로 치료해 주었다. 약효가 증명되자 독이 있어 가축에게도 먹이지 않던 여로가 당당히 약재로 자리 잡았다.

여로는 혈압강하작용이 강해 중풍과 뇌전증을 치료한다. 늑막염에 걸렸을 때 달여 먹으면 농즙을 토하면서 치료된다 하여 늑막풀이라고도 부른다. 살균 및 살충작용이 있어 옴 버짐은 물론 가축의 진드기나 벼룩 구제에도 사용한다. 독성이 있으므로 허약한 사람이나 임신부는 복용을 금한다. 술과 같이 먹는 것도 금한다.

<제생 한의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