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1번지 생생스토리] 대구 동곡초등 ‘동아리 연계형 방과후학교’ 운영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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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17 07:56  |  수정 2016-10-17 07:56  |  발행일 2016-10-17 제16면
학생들 스스로 동물 관찰·연구 ‘동물사랑반’ 가장 눈길
자료수집·생태분석 등 한살이 체험
기존 강의식 방과후 강좌와 차별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 배워
[공교육 1번지 생생스토리] 대구 동곡초등 ‘동아리 연계형 방과후학교’ 운영
학생들이 병아리가 들어 있는 철장을 옮기고 있다.
[공교육 1번지 생생스토리] 대구 동곡초등 ‘동아리 연계형 방과후학교’ 운영
학생들이 운동장에 있는 사육체험장에서 닭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방과후학교가 도입된지 10년이 지났다. 대구지역 방과후학교의 목표는 학생 중심의 창의적 교육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방과후학교가 학교기능을 보완하는 것을 넘어 교육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다.

각급 학교는 이러한 변화에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지난해 본격적으로 시작된 SW교육을 활용한 창의융합형 프로그램, 예술 프로그램, 초등돌봄교실 연계형 프로그램, 고교 선택형 프로그램 확대 등이 대표적 예다.

특히 올해부터 새로운 방과후학교의 유형으로 ‘동아리 연계형 방과후 학교’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동아리 연계형은 강의식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에서 벗어나 학생 자율동아리를 계획적으로 운영해 성과를 내는 것이다. 이는 학생주도로 이뤄져 기존 프로그램과 차별화된다.

대구 달성군에 위치한 동곡초등은 동물을 좋아하는 학생들이 동아리를 만들어 방과후활동 시간에 동물을 돌보고 관찰하고 연구해 성공적인 동아리 연계형 방과후학교란 호평을 받고 있다.

◆동물 돌보며 동물의 한살이 몸으로 체험

동곡초등은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98.6%에 이른다. 학생 1인당 4~5개 강좌에 참여한다. 학생들은 정규 수업을 마치면 방과후 강좌, 돌봄, 동아리에 참여한다. 농촌 학교로 인근에 학원이 거의 없어 학생들은 학교에서 시간을 보낸다. 전교생 73명을 위해 개설된 프로그램은 무려 15개다.

가장 눈에 띄는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동물사랑반이다. 이 동아리는 동물을 좋아하는 학생 13명으로 구성된 자율동아리다. 학교에서 키우는 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활동을 한다.

이 동아리 학생들은 운동장 사육체험장에서 닭과 토끼에게 물과 먹이를 준다. 이곳엔 토종닭 10마리, 토끼 6마리가 있다. 학생들은 등교할 때 이곳에 들러 집에서 준비해온 풀을 넣어주고, 쉬는 시간엔 운동장에 자란 풀을 뽑아 먹이를 준다. 비 오는 날엔 운동장에 뛰어나가 지렁이를 잡아 체험장에 들른다. 자연 체험이 어려워진 요즘, 닭이 지렁이를 먹는 모습을 보는 일은 학생들에게 큰 즐거움이다.

동물사랑반 학생들은 교실에서 병아리의 부화를 도맡는다. 각 교실에서 병아리를 키워 다 자랐을 때 체험장으로 보내는데, 그전까지 동아리 학생들이 병아리 도우미 역할을 철저히 한다. 가령, 먹이와 물을 주고 병아리들의 이름도 지어주고, 보금자리로 이용하는 신문지도 날마다 바꿔준다. 새끼를 낳아 기르는 토끼도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돌보게 한다.

신경식 교장은 “학생들이 병아리와 토끼의 탄생과 성장, 습관 등을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학교에서 동물의 한살이를 오감으로 배우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하는 과정 눈길

이러한 노력의 결과, 동곡초등은 동아리활동의 동물 관찰을 활용해 자료 수집, 생태 분석,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이 제자리를 잡았다. 교육 공간은 교실, 사육장 등 학교 모든 공간이 포함되며, 시간은 수업 시간이 아닌 모든 시간이다. 이는 학생 주도적으로 동아리활동이 이뤄지는 장점이 있다. 지도교사가 따로 나서지 않아도 아이들끼리 동물을 관찰하고 돌보는 일인 만큼 가능한 일이다.

신 교장은 “동물사랑반 외 다른 동아리 활동도 방과후학교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또한 학생이 원하는 경우 대학생 멘토링, 외부강사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하면서 “학생들은 닭과 토끼에게 풀을 직접 뜯어 넣어주면 토끼와 닭이 함께 달려와서 먹으면서도 서로 싸우지 않는 것을 신기해한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은연중에 배운다. 5년 연속 ‘학교폭력 없는 학교’로 지정된 것도 동·식물을 사랑하는 마음이 남을 배려하고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인성교육으로 이어진 결과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동곡초등의 동아리 연계형 방과후학교는 학교가 자발적으로 시작한 새로운 변화여서 더욱 의미가 깊다. 중학교는 자유학기, 특성화고·마이스터고는 직업체험을 통해 동아리연계형 방과후학교를 개설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방과후학교에 대한 실효성이 높아지면서 생긴 긍정적 변화로 주목할 만하다”고 전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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