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택지지구 방음벽 설치에 주민 반발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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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19 07:37  |  수정 2016-10-19 07:37  |  발행일 2016-10-19 제9면
높이 15m…와룡대교 조망 가려
방음벽 투명소재로 교체 요구엔
LH “법 기준 맞춰…재공사 곤란”
금호택지지구 방음벽 설치에 주민 반발
대구 북구 금호택지지구 입주민과 상인들이 높이 15m의 방음벽에 막혀 금호강 조망권이 침해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이 방음벽 재질을 투명한 소재로 바꿔달라며 내건 현수막.

18일 오전 찾은 대구 북구 금호택지지구. 곳곳에 경부고속도로변 방음벽 설치 공사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내걸려 있었다. ‘금호주민은 죄수가 아닌데 감옥에 왜 쳐넣냐’ ‘하나마나한 불투명 방음벽 터널형이 어떠냐’ ‘주민의견 무시하는 LH는 주민공청회로 주민의견 반영하라’는 내용들이다. 일부 설치공사가 진행된 곳은 얼핏 봐도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당한 높이였다. 아파트 쪽에서 바라보니 22층 빌딩 높이의 사장교형 교량인 와룡대교 절반가량이 방음벽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이곳 주민들은 “이 주변은 왕복 6차로 간선도로가 지나기 때문에 고속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소음만 줄인다고 소음공해를 해소할 수 없다. 왜 이런 흉물을 설치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올해 입주가 시작된 대구 금호지구에 최근 길이 1.4㎞, 높이 15m의 방음벽이 설치되면서 지역 주민과 상인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LH 측은 공사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에서 미관상 이유로 다시 큰 비용을 들여 재공사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금호지구에는 3천여 가구가 입주해 있으며, 건설 중인 아파트의 입주민을 포함하면 내년 중 8천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이들은 와룡대교를 가릴 정도로 높은 방음벽으로 인해 금호강 조망권이 사라지게 됐다며 방음벽 재질을 투명한 소재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30일엔 주변 아파트 입주자·상가번영회원 등 50여명이 중심이 돼 ‘금호지구발전연합회’까지 구성, LH 측에 항의하고 나섰다. 연합회는 방음벽 설치 반대 서명을 통해 LH와 국민권익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다. 지난 7일과 14일 두 차례 LH대구경북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금호지구 발전연합회 임춘기 사무국장(42)은 “LH 측에 투명 방음벽을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설계대로 공사할 수밖에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며 “전망이 좋다고 해서 입주했는데, 흉물에 가까워 보이는 방음벽 때문에 후회스럽다. LH는 지금이라도 주민 의견을 받아들여 방음벽을 적당한 높이로 설치하거나 투명 재질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LH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관련 법에 규정된 소음환경기준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차량 통행량과 소음 등을 고려해 방음벽 높이를 결정했다. 방음벽 하부 3m는 투명재질이며, 중간 8m는 불투명, 상부 4m는 투명재질로 만들어졌다”며 “주민의 고충도 이해하지만 법적으로 어쩔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음벽 공사는 지난해 8월부터 경부고속도로 금호분기점 부근에서 진행되고 있다. 94%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124억원이 투입됐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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