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아이들의 경제교육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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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1   |  발행일 2016-10-21 제23면   |  수정 2016-10-21

10여년 전쯤으로 기억된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구미시 송정동의 한국은행 구미지점은 합리적인 소비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초등생들이 용돈 사용 내역을 기록할 수 있는 용돈기입장 배포 사업을 시작했다. 용돈기입장은 아이들의 용돈 사용을 위한 소비 계획 세우기, 용돈 기입장 쓰는 법, 결산하기 내용이 상세하게 들어 있었다.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경제활동을 직접 경험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용돈기입장 기록을 국책은행이 먼저 권장했던 것이다.

부모가 올바른 경제 관념을 갖도록 가르쳐 주는 것만큼 중요한 교육이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많은 학부모들이 동참했다. 당시 용돈기입장을 기록하던 꼬맹이들은 어느새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갈 20대 중반의 나이가 됐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무한 경쟁 속에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키우고 싶다면 어릴 적 경제교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공부만 열심히 해도 안정된 직장과 노후가 보장되던 시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만큼 용돈을 잘 관리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부모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보편적으로 일상생활에서 용돈 기입장과 같은 기본교육으로 경제관념을 심어주면 아이들은 바른 경제관을 갖게 된다. 용돈을 관리하는 습관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어른이 된 후에도 합리적인 경제생활과 세상이 돌아가는 경제원리에 적응이 쉽고 빠르게 된다. 용돈 기입장 기록은 어려운 경제 수식을 익히게 하는 것보다 아이의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도 있다. 아이들의 경제교육은 단순히 돈을 다루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돈의 가치를 먼저 알고 소비하고 절약하게 하는 것이다.

용돈 관리에 대한 성공이 가져오는 아이들의 만족감은 그 아이의 성공적 미래와 연결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아이들의 경제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수십 번 반복해도 짜증이 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한동안 뜸했던 아이들의 경제교육이 정부기관, 금융기관, 학교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니 다행스럽고 반갑다. 중부지역본부 부장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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