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시설로 전락한 경북도청 신도시 오피스텔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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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4 07:39  |  수정 2016-10-24 07:39  |  발행일 2016-10-24 제9면
공공기관 등 수요 잘못 예측 썰렁
일부 오피스텔 숙박사이트 등록
숙박시설로 전락한 경북도청 신도시 오피스텔
23일 유명 숙박 공유 사이트를 캡처한 사진. 경북도청 신도시 오피스텔들이 예약 가능 숙소 목록에 올려져 있다.

경북도청 신도시 오피스텔들이 숙박시설로 이용되고 있다. 여행객이 호텔 등이 아닌 실제 주거지를 대여받아 숙박하는 문화가 전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생긴 현상이라는 분석과 함께 더뎌진 신도시 활성화로 인해 생긴 현상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23일 유명 숙박공유 사이트에 접속해 ‘경북 안동시’를 검색한 결과, 예약 가능 숙소 목록에 도청 신도시 오피스텔 몇 곳이 올려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해당 오피스텔은 모두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분양을 한 신축 오피스텔이다.

오피스텔들은 경북도청 신청사, 하회마을 등과 가깝다는 것을 홍보하고 있다. 숙박비는 하룻밤 3만~5만원대로 비슷한 조건의 다른 숙박시설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 이용객이 올린 후기글도 여러 건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실제 수요가 있다.

현재 오피스텔의 숙박시설 영업은 그 적법성 여부를 두고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전국적으로 오피스텔을 이용한 숙박 영업이 성행하면서,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또 숙박공유 사이트에 등록된 시설이 관리·감독의 사각지대라는 지적도 계속돼 왔다.

하지만 신도시 오피스텔 입주자들 사이에선 ‘오죽하면 그랬겠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오피스텔에 입주를 했지만 어쩔 수 없이 ‘공실(空室)’로 비워놔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경북도청 신도시 오피스텔들은 당초 공공기관 및 유관기관이 대거 이전하면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도청 이전 초기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한 현상이 일어나면서 신도시 주택시장은 썰렁한 상황이다. 당장에 내년 상반기 이전 예정이던 경북지방경찰청도 새청사 건립 공사에 다소 차질이 빚어지며 2018년으로 미뤄졌다.

오피스텔 등을 분양받은 실수요자들은 입주일을 맞추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경북도청 신도시로 이전할 예정인 한 공공기관 직원은 “대구에서 안동·예천으로 이주해야 해서 오피스텔을 분양받았는데, 몇달째 공실로 비워두고 있다”며 “원래 계획보다 이전이 연기된 탓에 매달 관리비만 꼬박꼬박 나갈 형편이다. 멀쩡한 집을 비워둘 바에 세라도 주고 싶어 부동산에 의뢰했는데, 세도 잘 안 나간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 직원은 또 “실수요자든 투자자든 관리비만 내고 오피스텔을 비워둘 수는 없으니 어떻게든 활용 방안을 찾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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