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쏙쏙 인성쑥쑥] 다른 산의 돌멩이라도, 숫돌 삼아 나의 옥을 간다(他山之石 攻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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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4 07:58  |  수정 2016-10-24 07:58  |  발행일 2016-10-24 제18면
[고전쏙쏙 인성쑥쑥] 다른 산의 돌멩이라도, 숫돌 삼아 나의 옥을 간다(他山之石 攻玉)

현재 우리나라는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와 현대기아자동차의 수출 부진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전망을 합니다.

필자가 2012년 학교폭력예방 프로그램인 ‘끼바(즐거운 학교)교육’ 연수차 핀란드에 갔을 때 노키아는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후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분야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휴대전화 사업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세계 1위 노키아의 휴대전화는 핀란드 수출액의 20%가 넘었다고 합니다. 노키아의 영업이익이 핀란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컸습니다. 2013년 이후 핀란드는 노키아의 몰락으로 나라경제가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경제적인 면에서 삼성 의존도가 높습니다. 작년도 수출액의 20%가 삼성전자라고 합니다. 모두의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타산지석(他山之石)’은 ‘다른 산의 돌’입니다. ‘공옥(攻玉)’은 ‘옥을 간다’는 뜻입니다. 다른 산의 못생긴 돌멩이도 숫돌이 되어 나의 옥을 가는 데 필요하고 소용이 됨을 말합니다. 이 말은 시경의 ‘학명(鶴鳴)’에 나옵니다. 현인 을 구할 것을 가르친 시입니다.

1연에 두루미, 물고기, 박달나무, 돌이 나옵니다. ‘저기 바깥에서 세어서 아홉째 깊은 웅덩이에서 두루미가 운다’로 시작합니다. 아홉째 웅덩이는 깊고 먼 곳에서 두루미가 우는 것을 뜻합니다. 두루미 울음소리가 우렁차서 들판 가득 쩌렁쩌렁 울려 하늘에 메아리칩니다. 또 연못 깊은 곳에 숨어사는 물고기는 때로는 기회를 엿보고 연못 가장자리까지 나와 노닙니다. 짐짓 즐겁고 평화로운 정경입니다. 그 가운데 동산 속에는 아주 커다란 박달나무가 불쑥 솟아 있습니다. 그 박달나무를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그 밑에는 낙엽만 수북이 쌓여 있습니다. 쓸 것보다 쓰이지 않는 박달나무가 아깝습니다. ‘타산지석 가이위착(他山之石 可以爲錯)’입니다. 다른 산의 못생긴 돌멩이도, 구슬 가는 나의 숫돌로 쓰이는데도 말입니다. 박달나무가 정말 답답합니다.

2연에서 두루미 소리는 구슬퍼집니다. 물 위에 노닐던 물고기는 자꾸만 연못 깊숙이 숨습니다. 모든 것이 거짓 즐겁고 평화롭습니다. 동산에 있는 아주 커다란 한 그루 박달나무 밑에는 쓸모없는 닥나무만 자라납니다. 속이 옹골차기로 으뜸인 박달나무 밑에 속이 텅 빈 닥나무만 자라니 참으로 답답합니다. 쓰이지 않는 박달나무의 처지는 누구나 될 수 있습니다. ‘타산지석 가이공옥(他山之石 可以攻玉)’이 필요합니다. 다른 산의 못생긴 돌멩이라도, 그것을 숫돌 삼아 나의 옥을 갈아야 합니다.

간혹 우리는 다른 사람의 잘못된 경우를 보게 됩니다. 그런 경우에 그 사람의 잘못만 보지 말고 타산지석으로 삼을 줄 알아야 합니다. 하찮은 남의 말과 실수한 행동이 때로는 자신의 수행공부에 도움이 됩니다. 옛날 군자도 소인에 의해서 수양을 쌓고 학문과 덕을 쌓아 갈 수 있었으니까요.

경제 불황의 그늘이 짙어집니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남의 잘못된 일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새롭게 활기찬 마음이 하늘을 찌를 듯 격렬하게 치솟아올랐으면 좋겠습니다.

박동규<전 대구 중리초등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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