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골프로 인한 손목통증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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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5 08:03  |  수정 2016-10-25 08:03  |  발행일 2016-10-25 제21면
무리한 연습·잘못된 자세 염증 유발…방치하면 힘줄 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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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병원 수부미세재건센터 천호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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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어가는 가을 속에 골프를 즐기기 위해 필드로 나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골프는 다른 운동에 비해 부상 위험이 적은 운동임에도 과도한 골프 연습이나 라운딩 시에 손목이나 팔꿈치 부위 손상이 많이 발생할 수 있다.


유구골골절 가장 흔해…전체환자 28∼35%
운동 후 통증땐 참지 말고 신속한 치료 중요
충분한 스트레칭과 근력 키워야 부상 예방



특히 손목이나 팔꿈치 손상은 그대로 두면 이차적인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골프로 인한 다양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골프와 관련된 질환 중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부위는 바로 손목이다. 미국 프로 골프 선수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34% 정도가 손목이나 손에 부상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할 정도로 손목 질환은 흔한 편이다.

주로 과도한 연습과 잘못된 그립 자세로 인해 발생되는 질환은 손목 염좌, 방아쇠 손가락, 굴곡 건막염, 드퀘르벵씨병 등이 주로 발생된다. 이런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충분한 스트레칭 후 올바른 자세로 골프를 해야 하고 과도한 연습은 피해야 한다.

이와는 달리 스윙 시 공을 치지 못하고 땅을 치는 일명 ‘뒤땅치기’로 생기는 유구골 골절은 전체 유구골 골절 환자의 28.6~35%로 골프를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가장 흔한 골절 중 하나다.

또 골프는 라켓을 쥐고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방아쇠 손가락이 발생되기도 한다. 팔꿈치 역시 부상 위험도가 높은 부위다. 팔꿈치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은 ‘골프 엘보’라고 불리는 팔꿈치 내측 상과염이다. 팔꿈치 안쪽에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팔꿈치 관절 힘줄에 손상이 생겨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운동을 하고 난 뒤 손목 부위나 팔꿈치 등 통증이 발생했다면 참지 말고 전문의를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유구골 골절의 경우 일반 X레이에서는 잘 발견되지 않아 환자들이 참거나 파스를 붙이는 등 일시적인 치료만 하는 경우가 많다. 치료 시기를 놓쳐 골절로 인해 굴곡건 파열 등 이차적 손상이 올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올바른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수지접합 전문병원인 W병원 우상현 병원장 팀이 대한수부외과학회지 최신호(2016년 제21권 1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골프로 발생된 유구골 골절 및 굴곡건 파열 시 유구골 골절부 단독 제거술 후 이환되지 않은 굴곡건(손가락을 구부릴 때 작용하는 힘줄)을 이용한 건이전술로 치료해 78%까지 회복됐다. 또 수술 후 총 운동 범위를 측정한 결과 대부분 매우 우수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처럼 유구골 골절은 적절한 치료를 받게 되면 이차적인 손상 없이 회복할 수 있다.

손목염좌나 방아쇠 손가락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증세가 없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지속될 경우 국소 마취 하에 간단한 수술로 치료할 수 있다. 팔꿈치의 경우에는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로 약물, 물리치료 등으로 호전을 볼 수 있지만 증상이 계속된다면 체외충격파 및 주사요법, 관절내시경을 통한 수술 치료를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운동 후 통증이 있다면 조기에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의 올바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W병원 수부미세재건센터 천호준 부장은 “단순한 염좌일 경우 휴식을 취하면 좋아지지만 지속적으로 손가락에 통증이 있거나 약지와 새끼손가락의 굴곡 운동이 제한되는 경우에는 유구골 골절로 인한 건파열을 의심해야 한다”며 “특히 골절을 오랫동안 방치할 경우 이차적으로 건파열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운동 후에 손목 부위 통증이 있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골프로 인한 부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운동 전 적절한 준비운동을 하고 근력을 키워야 한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이 운동을 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선 적절한 준비운동을 하고 근력을 키우는 것이 도움된다.

골프의 경우 남성보다 근력이 약한 여성에게 손목과 팔꿈치 부상이 더 많이 발생한다. 평소에도 손목 주위 근력 운동이나 팔 근력 운동으로 근육의 힘을 키워 주어야 하고 올바른 자세로 운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골프채의 그립을 너무 세게 잡으면 손가락을 구부려주는 근육들을 과다 사용하게 돼 손목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그립을 잡을 때는 골프채가 빠져나가지 못할 정도로만 가볍게 잡는 것이 좋다. 그리고 과도한 스윙도 손목에 무리를 줄 수 있으므로 틈틈이 휴식을 취하면서 골프를 즐겨야 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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