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사상자] 독사가 침대 삼아 누워있던 약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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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5 08:01  |  수정 2016-10-25 08:01  |  발행일 2016-10-25 제23면
[박종현 원장의 약초 산책 - 사상자] 독사가 침대 삼아 누워있던 약초

사상자는 미나리과에 속한 이년생초본인 뱀도랏의 종자다. 열매는 타원형인데 전면에 가시털이 많이 나있어 지나칠 때 옷에 잘 붙는다. 열매가 잘 익었을 때 잡물을 제거하고 말려서 약용한다. 약성은 따뜻하며 맛은 쓰면서 맵다.

옛날 어느 해변 마을에 고약한 피부병이 돌았다. 증상이 심해 온몸에 좁쌀 같은 종기가 돋으면서 가렵고 진물이 났다. 특히 음부가 가려우면서 짓무르는 남녀가 많았다. 전염성도 강해 수건을 같이 쓰거나 피부만 스쳐도 감염되었다. 얼마 가지 않아 온 마을 사람이 피부병으로 몸살을 앓았다. 동네의원으로 환자들이 몰렸으나 치료약이 없었다.

의원이 말하기를 치료약은 멀리 떨어진 무인도에서 자란다고 했다. 그 약초에는 잔털이 많고 하얀 꽃이 우산처럼 달려있다고 했다. 그런데 그 무인도에는 살모사가 우글거려 아무도 발을 내디딘 적이 없었다. 가려움을 참다못한 사람들이 약을 찾아 무인도로 떠났으나 가는 족족 돌아오지 못했다.

이에 한 청년이 뱀을 쫓는 방법부터 연구했다. 수소문 끝에 웅황(雄黃)으로 조제한 술이 독사와 상극이라는 말을 들었다. 청년은 어렵게 웅황주를 구해 무인도로 떠났다. 무인도에 도착해보니 살모사와 각종 독사들이 우글거렸다. 준비해온 웅황주를 뿌리니 독사들이 슬금슬금 피해 도망갔다. 독사들이 도망간 자리에 의원이 말한 약초가 널려있어 모두 뽑아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이 크게 반기며 열매를 달여 먹기도 하고 바르기도 했다.

얼마 가지 않아 마을의 피부병은 사라졌다. 사람들은 그 약초를 독사가 침대 삼아 누워있다 하여 사상자(蛇床子)라 불렀다. 사상자는 뱀이 끼고 살면서 열매를 따 먹고 교미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흥분강장효과가 있다. 그 외 음부소양증과 각종 피부병에 외용하며 살충효과도 있다. <제생 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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