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도서관 육성·북 페스티벌…‘책 읽는 대구’ 프로젝트 가동

  • 손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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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6 07:46  |  수정 2016-10-26 07:46  |  발행일 2016-10-26 제11면
■ 26∼28일 전국도서관대회
도서관 단체·학생 4천명 참여
문화전시·학술·탐방 등 진행
도서관련 기업 신상품도 선봬
마을도서관 육성·북 페스티벌…‘책 읽는 대구’ 프로젝트 가동
지난 8월 대구교육팔공산수련원에서 ‘2016 대구 북 페스티벌’이 열렸다. 캠핑장에서 가족이 동화책을 읽고 있다.
마을도서관 육성·북 페스티벌…‘책 읽는 대구’ 프로젝트 가동
북 페스티벌에 참여한 한 가족이 체험부스에서 책 표지를 만들고 있는 모습. <대구시 제공>
마을도서관 육성·북 페스티벌…‘책 읽는 대구’ 프로젝트 가동
대구시와 대구평생교육진흥원과 함께 공모해 선정한 ‘책 읽는 대구’ 슬로건. <대구시 제공>

책을 읽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3분의 1은 1년에 책 한 권도 읽지 않고 있다. 이는 더 이상 새로운 사실도, 놀라운 통계도 아니다. 하지만 책과 담을 쌓는 국민이 늘고 있다는 것은 개인과 사회의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독서율의 감소에는 여러 사회적 배경과 원인이 있다. 이를 최소화하면서 독서인구를 늘리기 위한 공공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요구된다. 이와 관련해 최근 대구시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독서장려정책이 주목을 받고 있다. 독서의 장점을 환기, 멀리했던 책을 다시 펼쳐보게 만드는 것이다. 책을 읽지 않는 현대인에게 언제 어디서나 쉽고 재미있게 책을 즐길 수 있는 독서 환경을 만들어주자는 취지다.

◆ 독서율은 곧 국가경쟁력

우리나라 국민의 ‘독서 성적’은 여전히 낙제점이다. ‘성인 3명 가운데 1명은 1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조사결과가 잘 말해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출판연구소의 ‘국민 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의 연간 독서율은 64.3%에 불과했다. 독서율은 전체 국민 가운데 1년에 1권 이상 책을 읽는 사람의 비율을 말한다.

문제는 독서율이 해마다 떨어진다는 점. 1995년 79%였던 독서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2007년엔 76.7%, 2010년에는 65.4%까지 내려앉았다. 그러다가 정부와 출판계가 2012년을 ‘독서의 해’로 지정, 대대적인 캠페인을 펼친 끝에 2013년 71.4%로 급반등했다. 하지만 2년 뒤인 지난해 65.3%로 다시 바닥을 친 것이다.

우리 국민의 독서생활에는 ‘독서의 양극화’라는 특징이 있다. 지난해 기준 성인의 연평균 독서량은 9.1권으로, 2013년보다 0.1권 줄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 사람을 기준으로 한 평균 독서량은 지난해 14권으로 조사됐다. 2013년(12.9권)보다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전반적인 독서인구(독서율)는 감소하고 있지만 책을 읽는 사람은 더 많이 읽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또 공부는 학생 때나 하는 것이라는 인식이 보편화돼 나이가 들수록 책을 멀리하고 있다. 연간 독서량은 초등생이 70.3권, 중학생은 19.4권, 고교생은 8.9권인 데 반해 성인은 9.1권이다. 성인은 나이가 적고 학력·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더 많은 책을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의 독서율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지난해 전국 16개 시·도 국민 독서실태조사에서 대구는 전국 평균을 훨씬 웃도는 70.7%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다섯째로 높은 편이다. 하지만 7개 대도시 가운데선 하위권에 속하고, 2013년(80.7%)과 견줘서는 10%포인트나 떨어졌다.

하락하는 독서율은 개인의 역량을 약화시키고 국가경쟁력마저 떨어뜨린다. 지난달 28일 발표된 ‘2016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 결과를 보면, 한국의 종합순위는 평가대상 138개국 중 26위다.

한국의 국가경쟁력은 2007년 11위를 기록한 뒤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 2011년에는 24위까지 떨어지더니, 2014년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순위인 26위를 기록했다. 이후 3년 연속 같은 성적표를 받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독서의 해’로 선포된 2012년만 19위로 올라섰다는 것이다. 독서와 국가경쟁력이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독서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보면, 독서는 국민의 지식 축적과 인적자본의 질 제고를 통해 혁신성과 창의성을 고양시키고, 따라서 경제발전의 주요기반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온다. 독서율이 높은 국가가 대체로 높은 경제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독서활동 역할이 중요해지는 이유다. 국가 차원의 독서운동이 필요하고, 특히 책과 멀어지는 성인들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 요구된다.

◆ “책을 만나요. 삶이 맛나요.”

대구시는 올해 독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독서진흥사업의 타이틀은 ‘책 읽는 대구’로 프로모션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업은 26일부터 사흘간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제53회 전국도서관대회’다. 전국도서관대회는 도서관의 역할 강화와 도서관 문화 발전 및 도서관 현장 사서의 직무능력 향상을 위해 해마다 열리고 있다.

대구시와 한국도서관협회가 공동 개최하는 이번 대회는 ‘변화하는 도서관, 세상을 리드하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정부 부처와 17개 시·도 및 교육청 관계자, 전국 도서관 관련 단체, 문헌정보학과 교수 및 학생, 전시 관계자 등 전국에서 4천여 명이 참석한다.

이번 대회에선 도서관문화전시회, 학술 프로그램, 도서관 탐방과 대구지역 문화관광 프로그램 및 시티투어 등 총 54건의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올해 처음으로 한국도서관협회가 주최하는 ‘이병목 참사서상’ 시상식도 열린다. 또 한국도서관협회, 대구시 공공도서관, 2016 전국 도서관 운영평가 우수도서관 홍보 부스 등 도서관 및 도서관 관련 기업 65곳이 124개 부스를 설치해 신기술과 상품도 선보인다.

대구시는 공공도서관의 특화된 프로그램과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을 공유, ‘책 읽는 대구’ 브랜드 알리기에 앞장설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생활 속 독서문화 정착을 위해 풀뿌리 지역공동체인 ‘마을도서관’도 육성하고 있다. 시는 대구지역 244개 작은도서관(공립 52개·사립 192개)의 운영 활성화를 위해 단순 도서 대출 구조에서 벗어나 마을공동체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해 상반기엔 독서의 생활화와 분위기 확산을 위해 ‘책 읽는 대구’ 슬로건 공모도 진행했다. 지난 4~5월 신청받은 1천932건의 슬로건을 예비심사를 통해 50건으로 추려냈고, 온라인 투표(1천374표)를 통해 ‘책을 만나요. 삶이 맛나요’라는 문구를 최종 선정했다.

이를 위해 올해 초 각계 전문가들로 책 읽는 대구 활성화 태스크포스를 구성, 운영해 왔다.

지난 3월엔 대구도시철도 경북대병원역과 교대역, 아양교역 등 3개 역사의 무더위 쉼터에 시민행복문고를 설치, 운영하고 있다. 시립도서관에서 역별로 장서 500권을 비치하고, 도시철도에서 문고 설치를 위한 장소를 협조해줬다. 이곳은 연중 무휴로 운영되며 노인일자리사업 참여자가 관리해 일자리 창출 효과도 내고 있다.

이 밖에 인문학 아카데미와 북페스티벌, 가을밤 북 토크 콘서트, 책 읽는 대구 ‘책판’ 행사 등 독서를 다채롭게 만드는 행사를 열어왔다.

이영옥 대구시 교육청소년정책관은 “책 읽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독서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라며 “책 읽는 대구 문화 조성을 위한 민관 협력체제 구축으로 추진동력을 확보해, 다양한 시민참여형 독서운동을 전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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