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代여성 취업열의 젊은층 못지않아

  • 박주희 이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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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6   |  발행일 2016-10-26 제16면   |  수정 2016-10-26
파트너사 등 부스마다 긴 행렬
경력단절 우대 반신반의 찾기도
지역 강소기업 19곳도 큰 호응

25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강소기업과 함께하는 신세계그룹&파트너사 채용박람회’는 그간 대규모 채용 기회를 갖지 못했던 지역 취업준비생들의 ‘구직 갈증’이 얼마나 극심한지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사전 등록자만 7천300여 명에 이르고, 행사장에선 10대 고교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구직자 1만2천여 명이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주최 측은 사전 등록자 규모는 지난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 채용박람회 인원을 웃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 채용상담 인기

신세계와 이마트 부스 앞은 행사가 시작된 오전 10시부터 상담줄이 길게 늘어섰다. 신세계의 경우, 타 기업부스의 8개에 달하는 크기로 부스를 차렸지만, 상담 인원을 수용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김신우씨(30)는 “백화점 업종에 종사하고 있는데, 이직을 준비 중”이라며 “대구에서 대기업 채용기회가 잘 없다 보니 이번 지원 공고를 목 빠지게 기다렸다. 좋은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40~50대 여성들의 열의도 젊은 층 못지않았다. 신세계 상담 대기줄에 서있던 김정순씨(52)는 “캐셔·접수 분야 근무 경력이 있어 혹시 연령제한 없이 입사가 가능한지 궁금해 직접 와봤다”며 쑥스러운 듯 웃었다.

스타벅스커피코리아 부스 앞에서 상담을 기다리던 추경희씨(53·대구시 동구 방촌동)는 “최근 바리스타 2급 자격증을 땄다. 스타벅스가 근무시간이나 경력단절여성에 대한 우대를 한다고 들었는데, 이 나이에 지원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찾았다”고 말했다.

신세계푸드 부스도 활기가 넘쳤다. 정지웅군(19·대구 상서고 3년)은 “올 초부터 취업을 준비했지만, 막상 지원을 할 곳이 없어 고민이 많았다. 지역에서 대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겨 좋다”고 말했다.

김광연 신세계푸드 인사팀 과장은 “행사가 시작된 지 2시간도 채 안 됐는데, 이력서만 40통이 접수됐다. 본사에서 검토 후 면접이 필요한 이들에겐 추후 연락할 계획”이라며 “대구의 구직 열기가 놀랍다”고 말했다.

현장 면접을 진행한 금강제화, 오로라월드, 보령메디앙스 등 파트너사 부스에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정장 차림의 구직자는 부스 앞에서 대기하며 준비해온 1분 스피치를 연습하거나, 자기소개서를 검토하기도 했다. 장혜진양(19·상서고 3년)은 “고졸 정규직 채용 소식을 듣고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직접 홈페이지에서 정보를 찾아보며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며 각오를 다졌다.

◆강소기업 채용관도 북적

이날 신세계가 지역 기업의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운영한 강소기업 채용관도 큰 호응을 얻었다. 경동산기, 잘만정공, 진명산업, 덴티스 등 강소기업 19곳은 대구시와 대구고용노동청의 추천으로 선정됐다. 취업준비생 김모씨(24)는 “부스들을 둘러보니 지역에도 좋은 일자리가 많은 것 같다. 상반기 대기업 공채에 모두 떨어졌는데, 눈높이를 낮춰 도전해볼 마음도 생긴다”고 말했다.

서창규 우창엔지니어링 경영지원본부장은 “구직자들이 예전만큼 급여를 따지기보단 ‘일단 취업하고 보자’는 인식을 한다는 게 많이 느껴졌다”며 “지역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형 박람회는 처음인 것 같다. 회사 입장에서도 좋은 홍보 기회가 됐다”고 했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이연정기자 leeyj@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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