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파문에 허탈한 체육계

  • 입력 2016-10-26 00:00  |  수정 2016-10-26 07:20
평창올림픽 후원 불참 삼성·GS
K스포츠재단 모금에는 적극적
“구단 운영비는 줄이면서” 비판

‘비선 실세’로 알려진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스포츠재단의 기금 모금 행태를 보고 한국 체육계는 한숨만 내쉬고 있다.

K스포츠재단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0일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민간이 앞장서고 정부는 지원하는 방식으로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의 두 축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창조경제를 함께 추진해온 기업들이 그것을 더욱 발전시켜 기업과 국가경쟁력을 높여 나가고자 뜻을 같이하게 됐다”고 출범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그러나 국내 스포츠계에서는 최근 기업들의 스포츠에 대한 투자 행태를 지적하며 납득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의 경우 최근 야구, 축구, 농구, 배구단을 제일기획으로 넘기며 구단 운영비도 상당액 삭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야구단의 경우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박석민을 잡지 못했고 박석민은 4년간 총 96억원의 조건에 NC와 계약했다.

또 축구단 역시 지원을 큰 폭으로 줄이면서 이번 시즌 하위 스플릿으로 밀려 2부 리그 강등을 피하기 위한 진흙탕 싸움을 벌이는 처지다.

특히 삼성은 지난해에는 테니스와 럭비팀을 해체하면서 스포츠 쪽의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기도 했다.

그런 삼성이 현재 K스포츠재단에 79억원, 미르재단에 125억원을 앞장서서 냈다는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것이 체육계의 시선이다.

GS그룹도 마찬가지다. GS는 9월 현재까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후원에 참여하지 않고 있지만 K스포츠재단에는 16억원, 미르재단에는 26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명분도 있고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는 평창올림픽 후원에는 참여하지 않은 GS그룹이 두 재단에는 사실상 비밀리에 40억원 이상을 쾌척했다는 사실은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국내 체육계에서는 “프로스포츠 타이틀 스폰서도 구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액수는 수십억원대지만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인기 프로스포츠 타이틀 스폰서도 서로 꺼리는 것이 최근 기업 분위기인데 ‘좋은 취지’라며 비슷한 액수의 거금을 잘 알려지지도 않은 재단에 낸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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