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野 '최순실 파문' 공세…與 '宋회고록' 맞불

  • 입력 2016-10-26 00:00  |  수정 2016-10-26
"국정농단 주역 천박한 갑질"…취임식 '오방낭 행사' 거론 "무당정치"
與, 회고록 거론 "기권 내용 北에 전했는데 협박쪽지 오나"

26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는한마디로 '최순실 청문회'를 방불케 했다. 이날 회의는 외교·통일 분야의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기 위한 자리였지만 최씨가 외교부와 통일부가 관련된 대통령 연설문 등 극비여야 할 자료를 사전에 받아 수정까지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날 도마 위에 오른 이슈는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론 구상을 담은 독일 드레스덴 연설문과 외교부 의전실에서 작성한 북미 순방 일정표, 개성공단 폐쇄 문제가 담긴 문건을 해당 일정이 시작되기도 전에 받아봤다는 내용이었다.

 외통위 야당 의원들은 기밀문서의 사전 유출 경로를 추궁하는 등 윤병세 외교부장관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일부 이에 동참하면서도 '송민순 회고록' 문제를 제기하면서 야권에 맞불을 놓기도 했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봉건시대에도 일어날 수 없는 일이 현실이 됐다"며 "외교·통일 문건이 최씨에게 사전 보고됐는데도 어떤 자료가 넘어갔고 대책이 뭔지 파악해서 나왔어야지 아무런 준비도 없이 나왔다"며 두 장관을 질타했다.

 국민의당 이태규 의원은 "국정농단의 주역들의 천박한 갑질과 오만함에 현 정권창립 멤버로서 도의적 책임을 통감하느냐. 이런 정부에서 고위직으로 있는 것은 스스로 명예에 상처를 주는 것인데 계속 수행할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이에 홍 장관은 "자리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 굉장히 엄중한 시기이고 중요한 역할과 책임을 맡고 있어 거기 전념해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고 맞받았다.

 윤 장관 역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국가비상사태에 준한다는 각오로 전 직원이 불철주야 일을 열심히 한다는 각오로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설훈 의원은 "박 대통령이 하야하면 만류하겠느냐"고 묻자 윤 장관은 "가상적인 질문에 답하기 어렵다"면서 "대통령 사과에 대해 진정성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 장관은 "논란이 되는 문건이 외부로 나간 부분을 대통령이 사과했고, 다만 문건이 나간 것과 실제로 정책에 영향을 미친 부분은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통일대박론의 '대박론'이란 말을 누가 만들었느냐"는 질문에 홍 장관이 "당시 대통령이 사용했다"고 하자 "대박 용어가 대통령 품격과 맞지않았지만 그래도 잘했다고 박수쳤었다"며 "취임식 때 샤머니즘 쪽에서 많이 사용했던 '오방낭' 등 이상하다 했는데 하나둘씩 풀리기 시작했다. 그래서 주술의 정치, 무당의 정치라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 때 오색비단을 모아 만든 복주머니인 오방낭을 여는 행사를했다. 오방낭은 최씨의 PC 파일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누리당 정양석 의원은 "대통령 연설문에 해외순방 일정표까지 최씨가 따로 보고받았다는 보도에 마음이 무겁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대통령 주변에는 사표 쓸 각오로 대통령에게 진언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보좌하는 장관으로서 도의적 책임감을 표시하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독일에서 행방이 묘연한 최씨 모녀의 여권 효력을 정지시키면 불법 체류자 신분이 되어 귀국시킬 수 있는데 외교부는 왜 조치를 안하느냐"며 "법무부 요청만 기다리면 안 된다"고 말했다.

 친박 핵심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은 "송민순 회고록에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정부 표결과 관련해 문재인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 북한에 의견을 물어보고 결정하자는 입장을 수용한 것으로 나오는데 문 실장은 기억이 없다고 한다"며 당시 회의 참석자인 윤 장관에게 상황을 설명해달라는 등 회고록 논란을 부각했다.

 김도읍 의원은 "2007년 11월 20일 백종천 청와대 안보실장이 송 전 장관에게 건넨 북한의 쪽지에는 '책임있는 태도를 취하라'는 내용이 있는데, 사전에 결정한 기권 내용을 북한에 전달했으면 고맙다는 말이 있어야지 협박조로 왔다는 게 이해가 안된다"고 공격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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