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비수기는 옛말"…극장가 개봉 '눈치전쟁' 치열

  • 입력 2016-10-27 19:54  |  수정 2016-10-27 19:54  |  발행일 2016-10-27 제1면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 개봉 연기

극장가에서 통상 11월은 관객이 많이 들지 않는비수기로 꼽힌다.
 여름철 대작 경쟁이 밀려 스크린을 잡지 못한 작은 영화들이 12월 성수기가 오기 전에 우후죽순처럼 쏟아지지만, 개봉 1∼2주 만에 간판을 내리곤 한다.


 그러나 최근 몇 년째 '11월=비수기'라는 공식이 통하지 않고 있다.


 한국영화 '내부자들'(2014)과 '검은 사제들'(2015)이 11월에 개봉해 각각 710만명과 545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한 후부터다.
 11월 틈새시장을 노려 재미를 본 영화가 2년 연속 등장하면서 올해 11월에도 기대작들이 줄줄이 관객을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26일 개봉한 마블 영화 '닥터 스트레인지'가 11월 초까지 흥행을 이어갈 기세여서 본격적인 개봉 전쟁은 11월 중순부터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일부 영화는 개봉 날짜를 갑자기 변경하는 등 치열한 눈치싸움까지 벌이고 있다.
 강동원 주연의 영화 '가려진 시간'은 개봉일을 애초 11월 10일로 잡았다가 16일로 한주 늦췄다. 다음 달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르는 수험생들을 극장으로 불러들이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니 이날 개봉 계획을 세웠던 영화 '스플릿'은 '가려진 시간'과의 맞대결을 피하고 관객을 선점하기 위해 개봉 날짜를 한주 앞당긴 11월 10일로 조정했다.


유지태·이정현이 주연한 '스플릿'은 볼링 도박을 소재로 한 영화다.


 '가려진 시간'의 날짜 조정으로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에도 불똥이 튀었다.


 당초 11월 16일 간판을 내걸기로 하고 언론 시사회까지 공지했던 '사랑하기 때문에'는 개봉 시기를 겨울로 급작스럽게 연기했다.


 이 영화의 배급사 뉴(NEW) 관계자는 "많은 공을 들여 만든 가족영화인데, 11월에 너무 많은 한국영화의 개봉이 몰리면서 불가피하게 개봉 날짜를 연기했다"면서 "가족 관객들이 많이 볼 수 있는 시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코미디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는 차태현과 김유정, 서현진 등 '대세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관심을 모았다.


 다음 달 10일에는 홍상수 감독의 18번째 장편영화 '당신 자신과 당신의 것'도 간판을 내건다. 배우 김주혁과 이유영이 주연을 맡았고, 제64회 산세바스티안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받는 등 외국에서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다음 달 16일에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스핀오프(spin-off·원작을 기초로 재구성한 파생 작품) 영화인 '신비한 동물 사전'도 도전장을 내민다. '해리포터' 시리즈의작가 J.K 롤링이 직접 각본을 담당해 이 영화로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했다.


 11월 하순에도 한국영화와 외국영화들이 줄줄이 극장 문을 두드린다.


 톰 크루즈 주연의 '잭 리처:네버 고 백'은 다음 달 24일 개봉한다. 비상한 두뇌와 타고난 직감을 지닌 잭 리처가 국가의 숨겨진 음모와 살해당한 동료들에 얽힌 진실을 파헤치는 추격 액션이다. 영화 개봉에 앞서 톰 크루즈가 11월 초 내한할 예정이어서 화제의 중심에 설 것으로 보인다.


 다음 달 30일에는 한국영화 '형'과 '미씽:사라진 여자'가 나란히 극장에 내걸린다. '남남 케미'와 '여여 케미'의 대결이 주목된다.
 '형'은 사기전과 10범인 형이 유도 국가대표 선수였던 동생을 15년 만에 찾아가함께 살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코미디 영화다. 배우 조정석과 아이돌 그룹 엑소 멤버인 도경수가 형제로 출연한다.


 '미씽: 사라진 여자'는 어느 날 아이와 함께 감쪽같이 사라진 보모, 이름도 나이도 모든 것이 거짓이었던 그녀의 진실이 드러나면서 시작되는 5일간의 추적을 그린 미스터리물이다. 엄지원과 공효진, 두 여배우가 주연을 맡았고 여성인 이언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SBS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조정석과 공효진이 '형'과 '미씽:사라진 여자'에서 각각 주연을 맡아 브라운관 밖 흥행 대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몇 년 전까지 11월은 관객이 적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내부자들'과 '검은 사제들'의 흥행으로 11월에 개봉해도 영화에 따라 관객이 많이 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하면서 일부러 11월 개봉을 노리는 영화들도 생겨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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