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스티커만 봐도 극심한 스트레스” 성주주민 상당수 트라우마 호소

  • 석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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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8 08:21  |  수정 2016-10-28 10:22  |  발행일 2016-10-28 제10면
“개인문제 아닌 사회적 논의 필요”

[성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배치 장소로 성주군 초전면 롯데스카이힐 성주CC가 최종 확정된 가운데, 성주주민 상당수가 ‘사드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사드배치 문제가 일단락됐지만 성주 지역사회가 일종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집단적으로 겪고 있다”며 사회적 치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산포대에서 롯데CC로 사드 배치 장소가 바뀌기까지 79일간 혼란을 겪은 성주지역은 이후 고소·고발 사태가 이어지고, 당시 투쟁위를 이끌었던 집행부와 회계책임자들이 잇따라 경찰의 소환 조사를 받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특히 사드 배치를 놓고 이견을 보인 주민 간 정치·사회적 갈등과 반목이 지속되면서 지역사회가 둘로 갈라지는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성주읍에 사는 A씨(48)는 “시가지를 거닐다 ‘사드배치 절대반대’란 스티커가 붙은 차량을 보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는다”며 “자신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적대시 하는 분위기에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직장인 B씨(여·36)는 “식당에 들어설 때 ‘사드 관련 스티커’가 부착돼 있으면 발걸음을 돌리게 된다. 아직도 사드 문제를 두고 지역민 간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 끔찍이 싫다”고 말했다.

이들처럼 사드배치 문제로 파생된 갈등과 스트레스로 인해 대인기피증을 보이거나 불편을 호소하는 이들이 상당수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같은 사태에 대해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지난 18일 발표한 호소문에서 “지역의 아픔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되고 있어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할 따름이다. 갈등과 분열을 접을 수 있도록 국민께서 힘을 모아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심리학자 C씨는 “사드배치 과정에서 고통받았던 주민에게 ‘너희 문제니까 너희가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는 것은 현실을 오도하는 것”이라며 “사드 트라우마는 엄연한 사회구조적 병리현상이며 이는 개인적 치유로 해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석현철기자 shc@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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