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박 셰프의 伊 음식에 빠지다] 소곱창을 토마토소스에 졸인 ‘내장스프’-해물탕 닮은 ‘카치우코’ 등 한국인 못잖은 국물요리 사랑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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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8   |  발행일 2016-10-28 제35면   |  수정 2016-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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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중앙시장의 한 식육점에 진열된 각종 내장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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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이나 찌개는 한국인의 밥상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서양음식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우리만의 전유물이라 생각하지만 이탈리아 사람들의 뜨끈한 국물 요리에 대한 사랑은 한국인 못지않다.

이탈리아의 각 가정에서는 한국의 우거짓국이나 해물탕과 비슷한 모양새의 음식을 만들어 즐기기도 한다. 원재료 맛을 잘 살려 담백함이 일품인 토스카나 전통 음식 중 이 가을에 어울리는 국물 요리 세 가지를 소개한다.

▲피렌체 내장 스프= 피렌체 골목을 거닐다 보면 피렌체의 명물, 곱창버거와 수육버거를 파는 포장마차를 흔히 볼 수 있다. 별미 버거도 좋지만 포장마차의 진짜 단골 손님이 먹는 메뉴는 따로 있다.

소곱창은 물론 양과 벌집양을 듬뿍 넣어 토마토 소스에 졸인 내장 스프가 바로 그 주인공. 쫀득하면서 부들부들한 내장을 먼저 골라 먹고 덤으로 주는 빵은 국물에 흥건히 적셔 먹어야 제맛이다. 주로 한끼 식사지만 늦은 아침 브런치나 야식으로도 즐기는 피렌체 사람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어부들의 특권, 카치우코= 토스카나의 대표 항구 도시,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리보르노에서 즐기는 ‘카치우코’는 그야말로 진리다. 밤새 물고기를 잡느라 바다와 씨름한 어부들이 아침에 팔고 남은 생선과 해산물을 넣고 끓여 먹으며 허기를 달래던 음식으로 알려진 카치우코. 진하고 걸쭉한 국물을 한 술 뜨면 마치 해물찜과 해물탕을 동시에 먹는 것 같은 맛이 매력적이다. 홍합, 조개, 새우 등은 물론 부들부들한 식감이 좋은 지중해산 문어와 손바닥보다 작은 이름 모를 생선을 통째 넣고 토스카나산 화이트 와인과 토마토 소스에 뭉근하게 끓여내니, 부드러운 생선살 사이사이로 스며든 매콤하면서 깊은 국물 맛이 일품이다.

▲토스카나의 숨은 별미, 리볼리타=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육질은 물론, 마치 버터가 입안에서 녹는 듯한 고소한 육즙이 꽉 찬 티본스테이크는 1㎏이 훌쩍 넘는 비현실적인 두께로 그 모습부터 엄청난 포스를 자랑한다. 이처럼 막강한 티본스테이크와 견주어도 맛으로는 결코 뒤지지 않는 토스카나의 숨은 별미, 바로 ‘리볼리타’다.

돼지고기와 신김치를 썰어 넣고 뭉근하게 끓인 비지찌개와 같은 모양새에 한 번 놀라고, 우리에게 친숙한 구수한 국물 맛에 두 번 놀라게 되는 리볼리타. ‘다시 끓였다’는 뜻의 리볼리타는 만들어 바로 먹기보다는 이튿날 한 번 더 데워서 먹어야 제맛을 즐길 수 있다. 소시지와 콩, 감자, 우거지, 근대 등을 푹 우려낸 리볼리타 국물에 딱딱해진 빵을 썰어 넣어 먹는 이탈리아 사람들. 그 모습에서 국에 밥을 말아서 먹는 한국인의 식성을 엿볼 수 있다는 게 흥미롭다. 빠빠베로 오너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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