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영의 포토 바이킹] 고령 대가야녹색자전거 대행진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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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04   |  발행일 2016-11-04 제37면   |  수정 2016-11-04
할머니 고물자전거도, 꼬마바퀴도 오늘은 날쌘돌이
대가야테마관광지 출발 8.5㎞ 구간
쾌빈교 거쳐 모듬내 자전거길 순환
‘온가족 함께’ 노소동락 스포츠축제
[서태영의 포토 바이킹] 고령 대가야녹색자전거 대행진
[서태영의 포토 바이킹] 고령 대가야녹색자전거 대행진
[서태영의 포토 바이킹] 고령 대가야녹색자전거 대행진
[서태영의 포토 바이킹] 고령 대가야녹색자전거 대행진
[서태영의 포토 바이킹] 고령 대가야녹색자전거 대행진
제5회 고령군민 녹색자전거대행진에 참여한 다양한 연령과 계층의 시민들이 자전거를 타고 있다. 녹색자전거 대행진은 두 바퀴로 실천하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자 에너지 절약 문화 확립을 위한 자전거 축제다. 문화관광과 스포츠가 융합된 자전거 축제는 문화관광 수요를 창출해 지역 경제를 살찌우는 알짜 콘텐츠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토요일 오전 9시30분에 시작하는 제5회 고령군민 녹색자전거대행진에 자전거를 타고 참석할 자신이 없었다. 자동차가 제공하는 시공 단축 효과를 느림의 자전거에 기댈 수 없어 직행버스를 탔다. 서부정류장에서 고령버스터미널까지는 30분이 걸렸다. 대가야테마관광지가 있는 고령은 문화체육관광부 직할도시라는 기운이 느껴질 정도로 매력적인 여행지다.

날씨는 자전거 타고 가을 하늘에 편지를 쓰고 싶은 중추가절(仲秋佳節)이었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 앞 광장은 행사 참가자들로 은륜의 바다다. 대가야의 옛 도읍인 철의 도시 고령에서 쇠바퀴를 타고 녹색자전거 대행진을 하려 하니 타임머신을 타러 온 듯한 감흥이 일었다. 녹색자전거 대행진은 두 바퀴로 실천하는 에너지 절약 캠페인이자 에너지 절약 문화 확립을 위한 자전거축제다. 언제 어디서나 무리를 지어 자전거를 타고 가는 풍경은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몸짓 장관으로 보였다.

자전거대행진은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포토바이킹 하기에 좋았다. 고령녹색자전거대행진은 두 발로 선 지가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 어린이와 촌빨 날리는 자전거를 탄 아주머니, 칠순을 넘은 어르신이 함께하는 노소동락의 스포츠였다.

오전 10시30분에 출발한 라이딩은 낮 12시10분쯤 끝이 났다.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 지천의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대가야의 풍광을 제대로 느끼기엔 턱없이 짧은 코스였다. 참가비 없고 사전등록 안 해도 되고 그냥 가도 자전거까지 대여되고 운 좋으면 경품까지 탈 수 있는 행사였으나, 대가야의 문화유산을 온종일 즐겨 보려고 간 자전거 동호인의 눈에는 아쉬움이 남는 반쪽 축제였다,

자전거 동호인들이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고령군의 노력에 느낌표를 전하며, 주최 측에는 자전거 드림에 대한 더 큰 비전과 전향적인 자세를 부탁하고 싶었다. 예를 들면 프랑스 서부의 백포도주 산지인 앙주 시에서는 연식이 오래된 낡고 허름한 자전거(80년대 이전)를 탄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는 빈티지자전거 대회가 열려 대중적 인기를 얻고 있다.

앙주 벨로 벵타주(Anjou velo Vintage)! ‘빈티지 자전거 대회’의 정신은 자전거의 매력을 만끽하면서 주변의 볼거리와 먹을거리까지 마음껏 즐기도록 기획한 것이라고 한다. 낡은 자전거를 타고 아름다운 풍경의 시골 들판을 달려가다가 멈춰 서서 와인으로 목을 축이며 잠시 쉬어가는 느림의 자전거축제는 자전거 타고 속도 경쟁하는 스포츠 레이싱보다 대중적이다.

고령 딸기철에 대가야 문화관광 누리와 딸기농장이 결합된 특색 있는 자전거축제를 기획해서 고령 딸기의 브랜드 1등 지속 효과를 이어가려는 문화적 이벤트를 열어보는 건 어떨까? 기후대란 시대를 준비하는 경북도 차원의 대비책으로 저비용 고광고 효과를 누릴 것이다.

단순 라이딩 행사가 아니라 문화관광과 스포츠가 융복합된 자전거축제는 문화관광 수요를 창출해서 지역경제를 살찌우려는 알짜콘텐츠이다. 경주가 유소년 축구대회를 열어 숙박업소들을 먹여 살리는 아이템으로 활용하는 것처럼, 문화체육관광부의 대가야 문화누리가 있는 고령은 메트로시티인 대구와 근접해 있는 강점을 활용해 역사문화관광을 융복합해내는 자전거축제 도시로의 발전 전망을 그려보면 빠른 응답을 받을 것이다.

라이딩 코스는 행사장을 출발, 시가지를 통과해 회천변 쾌빈교를 거쳐 모듬내 자전거길 일량교로 해서 돌아오는 구간이 주요 동선이었다.

세계 자전거 축제의 대명사 격인 ‘투르 드 프랑스’는 프랑스의 스포츠신문 로토(L’Auto)의 어떤 기자가 자사의 신문 판매를 촉진시키기 위해 짜낸 아이디어에 의해 탄생했다고 한다. 언젠가는 ‘투르 드 대구경북’을 할 날이 오고야 말 것이라는 예감으로, 그보다 앞서 대가야 전역을 라이딩 하는 ‘투르 드 대가야!’를 꿈꾸며 귀갓길에 올랐다.

귀로에 행자부 장관이 극찬했다는 청룡산 MTB 코스를 지도 검색으로 찾아보았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길에서 해결하려고 길 가는 군민에게 물어보았으나, “청룡산이 어디고?” 하는 반응을 보였다. 명품 청룡산 MTB 코스는 다음을 기약하고, 대가야읍 아래알터길, 개진면 반운리와 우곡면 포리를 경유하는 지방도로를 탔다. 반운리에서는 벼를 탈곡하지 않고 갈아엎은 황금 들녘을 무덤덤하게 바라보았다. 동행인은 “갈아엎는 게 남는 농사라서 저러는가 보다”라고 농심을 대변했다. 울지 않는 농민을 대신해 들이 울고 있었다.

경북 군소도시의 지방도로는 고속도로급 산업도로가 생기면서 자전거타기에 안성맞춤이다.

4대강 자전거길 공사에 들어간 돈을 이 길에 투자했더라면 제대로 된 국가 자전거 계획도로의 밑그림이 그려졌을 것이다. 국토종주 자전거길 간판 믿고 들꽃마을이 있는 곳으로 진입했다가 자전거를 들고 2시간 넘게 개고생한 개경포 너울길은 실미도였다. 거기는 멧돼지가 땅바닥을 포클레인처럼 할퀸 흔적이 있는 위험지대였다. 112에 전화를 해서 헬기 구조를 요청하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다행히 동행인이 있어 쫄지 않고 어둠길을 즐길 수 있었다.

개경포는 강화도에서 팔만대장경 경판을 낙동강을 통해 고령을 거쳐 해인사로 배로 이운한 유래가 있어 그리 불린다고 한다. 고령군이 자랑하는 개경포 너울길의 명소들과 기념비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달빛이 내려앉아도 암흑 천지였다. 그 길은 우리를 철인3종경기 선수로 만들었고, 또한 빵 조각과 우유 한 모금을 찾는 원초적 인간으로 돌아가게 했다. 길을 잘못 들었다 강제로 음미한 개경포 너울길은 조건이 맞으면 다시 찾고 싶은 치명적인 매력의 MTB 험로였다. 즐거움과 고통이 어우러진 대가야라이딩은 고진감래의 길이었다.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중앙네거리~쾌빈교~모듬내 자전거길~일량교~고령우시장~고령지구대(우회도로)~대가야문화누리를 경유한 주행코스 8.5㎞ 거리 고령군민 녹색자전거 대행진을 따라가며 포토바이킹을 한 화보로 함께 자전거 타는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다.

인물 갤러리 ‘이끔빛’ 대표 newspd@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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