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호순의 정신세계] 소통과 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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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08 07:24  |  수정 2016-11-08 07:24  |  발행일 2016-11-08 제20면
[곽호순의 정신세계] 소통과 불통
<곽호순병원 원장>

소통하면 마음이 편해진다. 반대로 불통이 되면 너무 답답하다. 마음의 병이 생길 것이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 우선 관계형성이 중요하다. 상담자와 환자로서의 관계인지, 선생님과 제자인지, 상사와 부하 직원인지, 친구 간인지, 부모와 자식 간인지 등 관계의 형성이 우선 중요하다. 올바른 관계가 형성되어야 소통이 시작될 수 있다. 선생님과 제자 관계에서 친구 관계의 소통을 기대한다는 것은 어리석다.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의 관계에서 애인 관계의 달콤함을 기대한다면 소통은 어렵다.

영어로 ‘이해한다(understand)’는 아래(under)에 서(stand)야 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위에서 군림하거나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내가 높은 곳을 차지하려고 하거나 내 말이 맞다고 무조건 우기면 소통되지 않는다.

소통하기 위해서는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공감은 같은 감정을 가지고 이해하는 능력을 말한다. 같이 아파하고 힘들어하며 같이 기뻐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기도 한다. 공감은 동조하거나 동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무조건 그 사람 말이 맞다고 박수 치는 행동은 동조가 될 것이고, 잘못이 있어도 측은하게 여겨 인정해줘 버리면 동정이 된다. 이런 것들은 소통을 방해한다. 공감은 중립적이고 때로는 객관적 참여라는 점에서 동조나 동정과는 다른 능력이다.

경청이야말로 정말 중요한 소통의 방법일 것이다. 한 번이라도 상대방의 말에 귀 기울여서 들어주려고 노력해 본 적이 있던가. 정말 그랬다면 당신은 그 사람의 마음을 정말 잘 알고 싶어서 노력을 한 것이다. 경청을 했다면 이미 그 사람이 전하고 싶은 마음의 많은 것을 이해했을 것이다.

그런데 남의 말을 열린 마음으로 자세히, 끝까지 잘 들어 주는 경청은 정말 어려운 기술이다.

수용도 소통을 위한 중요한 길임에 분명하다. 다른 생각을 틀린 생각이라 단정하고 그 생각을 자꾸 바꾸려고 든다면 소통은 어렵다. 나와 다른 생각을 얼마든지 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애쓴다면 소통은 이루어질 것이다.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반영이 있다. 반영은 그의 생각에 내가 반응하는 것이다. 그와 소통을 하려고 한다면 그의 생각에 내 마음을 움직여 보려고 하는 것이 바로 반영하려고 하는 노력일 것이다. 내가 움직이지 않고 상대방에게 움직이기를 강요하거나 나에게 반응하기를 은근히 기대한다면 상대방은 마음의 문을 닫을 것이고, 그러면 소통은 어렵다.

누군가 나의 마음을 잘 이해해주고 나와 중요한 관계에서 공감이 이뤄진다면, 그리고 내가 하고 싶어 하는 말을 끝까지 들어 준다면, 나의 생각이 그와 다르다고 배척하지 않고 받아들여준다면, 그리고 나의 생각에 반응해 적절히 반영해 준다면 정말 행복한 소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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