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부모 의존형 초등생 아이 어떡하나?

  • 이효설
  • |
  • 입력 2016-11-14 07:51  |  수정 2016-11-14 07:51  |  발행일 2016-11-14 제17면
“지나친 간섭·잔소리 줄이고 자녀 스스로 결정할 기회 줘라”
20161114
대구교대부설초등에 다니고 있는 1학년 학생이 ‘가족’을 주제로 그린 그림에서 사랑과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자녀에게 가장 우선되는 가족인 부모에 대한 애착이 의존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아이들에게 결정과 선택의 기회를 자주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부모 의존하면 주도적 학습 못하고
생활태도·교우관계에도 문제 많아

자녀가 자립심을 기를 수 있도록
준비물 스스로 챙기게 도와주고
외식메뉴·주말체험 장소 선택 등
자신의 결정에 자신감 갖게 해야


“엄마가 안 도와주셔서 (숙제를) 못했어요.” “준비물을 안 챙겨왔는데 엄마한테 전화 좀 해주세요.”

초등학교 저학년 교사들에게 물어보면 이처럼 부모 의존이 심한 아이들이 적잖다. 학급에서 진행되는 크고 작은 과제, 역할에 대해 교사가 안내를 해주면 스스로 과제 등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교사에게 끊임없이 확인을 받거나 물어보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학생 중 일부는 친구나 교사의 도움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도 다른 사람에게 미룬다.

이러한 의존성은 고학년이 되면 자연 감소되지만, 지나칠 경우 학습이나 생활태도, 교우관계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 부모 의존성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들의 자립심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Q: 의존형 아이들은 학교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까요.

A: 의존형 아이들은 부모의 영향력이 큰 경우가 대부분이다. 주로, 아이가 사소한 실수를 했을 때 잔소리를 하고 쉽게 화를 내는 부모, 자녀의 생활에 간섭하거나 부모가 주도적으로 이것저것 챙겨주는 부모가 의존형 아이를 만든다.

이러한 부모의 양육태도는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면서 자신감 없는 행동을 하거나 사소한 것도 교사나 친구들에게 의지하게 만든다. 의존심이 강한 아이들은 수업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작은 부분이라도 교사에게 확인과 인정을 받고 나서야 안심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부모가 학습준비물이나 과제 등을 챙겨서 보내주더라도 학습 활동에 스스로 활용하는 능력이 떨어지거나 부분적으로 사용하는 소극적인 모습도 보인다. 또한 미처 가져오지 못한 준비물이나 과제는 부모님을 핑계 삼아 변명을 늘어놓는 경우도 잦다.

Q: 의존적인 아이를 방치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A: 의존형 아이를 둔 부모와 상담을 하다 보면 자녀의 의존성이 학습이나 생활태도, 교우관계 문제로 이어져 걱정이라는 얘기를 자주 듣게 된다. 의존심이 강한 아이들에게서 나타나는 학습·생활 태도, 교우관계의 문제는 대략 다음과 같다. 주도성을 발휘해야 할 학습에서 부모나 교사의 눈치를 보며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학습에 대한 즐거움과 유능감을 느끼기보다 의무감으로 주어진 과제만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책가방 챙기기, 옷 입는 일도 부모의 도움 없이는 하지 않는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도 꼭 부모가 시켜야만 하지만 무엇보다 의욕과 자신감이 없어 보여 안타깝다. 또래 친구들과 어울릴 때도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의존형의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도 늘 아이의 곁에서 작은 것까지 챙겨주려니 심신이 지칠 때가 많다. 아이도 부모도 힘들어지면 부모 자녀의 관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Q: 의존적인 아이가 자립심을 기를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아이의 의존심은 기질적인 문제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부모의 양육태도나 부모 자녀 사이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로서 의존적인 자녀가 자립심을 기를 수 있도록 느긋한 마음을 갖고 자녀의 행동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눈으로 아이가 저지를지도 모르는 실수나 시행착오에 대해 미리 염려할 필요는 없다. 아이가 학교나 가정생활에서 사소한 실수나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는 것은 자기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예방주사와 같은 것이다. 작은 실패를 극복하는 기회를 통해 큰 실수도 지혜롭게 헤쳐 나가게 된다.

알림장에 쓰여 있는 학습준비물을 부모가 먼저 확인하고 자녀의 책가방에 챙겨 넣어주기보다 자녀와 함께 알림장을 확인하고 자녀 스스로 준비물을 챙겨서 가방에 넣는 모습을 지켜봐 주는 것이 필요하다. 준비물을 까먹고 학교에 가져가지 않았다면 한번쯤은 자녀가 곤란에 빠지더라도 자녀가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대화를 나눠보고 책임감을 가지도록 독려하는 것도 좋다.

의존심이 강한 아이는 부모나 교사의 인정으로부터 자신의 결정에 대한 확신을 얻으려 하기 때문에 스스로 느끼는 내적 만족감이 부족하다. 부모 자녀 간의 대화를 통해 자녀가 작은 것부터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는 기회를 경험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문구사에서 스스로 필요한 학용품의 종류와 개수를 정해 골라오게 하거나 가족 외식을 위한 메뉴 선택, 주말 체험을 위한 장소를 선택하게 하는 사소한 선택과 결정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좋은 경험이 된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교대부설초등학교 박소영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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