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에게 듣는다] 당뇨발(당뇨병성 족부병증)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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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22 08:08  |  수정 2016-11-22 09:34  |  발행일 2016-11-22 제21면
당뇨발, 시기 놓치면 발목 절단할 수도…조기치료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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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의 대표적 합병증인 당뇨발은 신경병증이나 말초혈관질환의 악화로 발의 피부조직이 헐어서 생기는 발 궤양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다리 일부를 절단해야 하기 때문에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계명대 동산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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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 동산병원 성형외과 김준형 교수

서구적 식습관과 운동 부족 등으로 당뇨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당뇨병 진료 환자 수가 258만명에 육박했고, 당뇨병 전단계인 공복 혈당 장애를 겪는 환자까지 포함하면 1천만명이 당뇨와 직간접적 영향권에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당뇨병은 그 자체보다 각종 합병증이 더 무섭다고 할 수 있다. 발 궤양, 괴사, 감각·운동·자율신경 손상 등이 발생하는 당뇨병성 족부병증, 일명 당뇨발이 대표적이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다리 일부를 절단해야 하기 때문에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당뇨발이란 당뇨병 환자의 발에 생기는 모든 문제를 말한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는 당뇨병으로 인한 신경병증이나 말초혈관질환의 악화로 발의 피부조직이 헐어서 생기는 발 궤양이다.

발 궤양은 재발이 흔해 1년 내에 약 30%의 환자가 재발하고, 수술 환자의 절반 이상이 수술 후 4년 내에 반대쪽도 수술을 받게 된다. 특히 당뇨병 환자가 입원하는 원인의 약 40%가 당뇨발 때문이다. 이처럼 당뇨발은 환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 매우 중요한 원인이다. 하지만 대부분 매우 작은 문제에서 시작되므로 초기에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말초혈관질환에는 위험인자가 있다.


발의 피부조직이 헐어서 생기는 당뇨합병증
발궤양 한번 앓으면 환자 30%가 1년내 재발
철저한 혈당 조절과 주기적인 약물치료 필수



첫째, 당뇨병성 신경병증이다. 이는 통증이나 차갑고 뜨거운 감각을 느끼는 감각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다. 또 발가락 근육을 통해 발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운동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 땀 분비나 혈관의 수축 및 확장 등을 조절하는 자율신경에 이상이 생긴 경우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엄격한 혈당 조절과 주기적인 교육으로 신경병증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신경병증이 있다면 발 궤양 예방교육이 필요하며, 감각이 무뎌진 발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주기적인 검사와 약물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 후에도 통증, 저림, 화끈거림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신경 감압술을 통해 증상 완화를 기대해 볼 수 있다.

감각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 저림, 화끈거림, 따끔따끔함, 조임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양쪽 발에 같이 나타나는데 낮에는 잘 느끼지 못하다가 저녁에 쉴 때나 자는 동안 심해진다.

운동신경에 이상이 생기면 발의 작은 근육들의 작용에 문제가 생겨 발 모양이 변한다. 발 모양이 변하면 갈퀴 발가락의 등 부위나 발가락 끝, 엄지발가락 아래 발허리뼈머리(중족골두) 부위 등에 지속적으로 압력을 받게 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자율신경에도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자율신경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신체활동, 즉 땀 분비, 심장 박동이나 혈압, 혈관의 수축이나 확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발 궤양을 가진 당뇨병 환자의 3분의 1이 말초혈관질환을 가지고 있다. 말초혈관질환에 의한 혈액순환 장애가 있으면 걸을 때 종아리가 당기고 아프거나 경련 혹은 저린 증상이 생긴다. 말초혈관질환이 있으면 혈관확장제, 항혈소판제, 혈류개선제 등의 약물을 이용해 혈류를 개선하거나 방사선 중재술(풍선 확장술)이나 수술적 방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당뇨발은 땀이 잘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해지고 갈라지며 갈라진 피부 사이로 세균이 침투하기 좋다. 세균 감염이 생기면 피부에만 염증이 생길 수도 있지만, 피하조직, 근육, 뼈와 같이 깊은 부위까지 세균이 침투해(심부감염) 심각한 감염증 및 궤양을 유발하기도 한다. 발 궤양의 가장 중요한 치료는 죽은 조직을 제거하고, 궤양 부위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이며, 상처를 청결하게 소독하는 것이다.

죽은 조직을 제거해야 새 살이 생기는 것을 도울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후 환자의 전신 상태와 궤양의 정도에 따라 피부 이식술부터 여러 피판술 등을 이용하여 당뇨발을 치료한다.

당뇨발은 대부분 사소한 피부 손상에서 시작되지만, 문제가 진행되어 심각해진 후에는 치료가 어렵고 심하면 다리 일부를 절단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조기 발견과 치료보다 더욱 중요한 점은 당뇨발의 발생을 예방하는 것이며, 발을 정기적으로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경우에서 예방이 된다. 전문 의료진의 관찰 및 세심한 관리도 중요하지만, 환자 스스로 매일 자신의 발을 관찰하고, 앞서 언급한 위험 요인이 있는지를 스스로 평가하는 습관은 하지 절단으로 인한 고통과 장애를 예방하는 지름길이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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