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비만 치료, 氣陽조절로 대사율 상승시켜 살 뺀다

  • 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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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22 08:05  |  수정 2016-11-22 08:05  |  발행일 2016-11-22 제23면
동국대 한의대의 한의학 상식
중장년층, 근육량 늘려야 비만 예방
꾸준한 운동과 한약으로 체중 감량
한방 비만 치료, 氣陽조절로 대사율 상승시켜 살 뺀다

비만 인구가 유행병처럼 증가하고 있다.

비만 치료는 크게 ‘에너지 흡수 억제’와 ‘에너지 소비 증가’의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현재 FDA에서 승인된 양방 비만 치료제는 중추신경에 작용해 식욕을 억제시키는 식욕억제제 또는 위장관에서 지방의 체내 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이며, 에너지 소비 증가 효능으로 승인된 약물은 없는 상황이다.

양방 비만치료제의 대부분은 식욕억제제인데, 이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므로 향정신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식욕억제제를 통한 장기간의 식이제한시 인체 항상성 조절 기전으로 적게 먹는 만큼 기초대사율도 저하되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하게 되면서, 체중 감량 효과가 점차 줄어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따라서 보다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비만 치료를 위해서는 단순히 적게 먹는 것이 아닌, 에너지 소비도 함께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인체가 에너지를 소모하는 과정에서 안정시 대사율(기초대사율과 거의 유사)이 총 에너지 소모의 60~70%를 담당한다. 음식물을 소화하고 흡수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가 5~10%이며, 걷고 운동하는 육체적 활동에 소비하는 에너지가 20~30%를 차지한다.

에너지 대사율에는 여러 요소가 영향을 준다. 대사율을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이들 요인을 정확히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체격, 체구성이 대사율에 영향을 주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부분이 근육량이다. 같은 체중이라도 근육량이 많을수록 대사율이 높다. 근육 조직은 에너지 소모의 16~22%를 차지하므로, 근육량이 늘면 에너지 대사율을 향상시킬 수 있다. 근력 운동을 주 2회, 18주간 실시한 결과 에너지 대사율이 10%가량 증가됐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근육은 또 인슐린 저항성을 조절하는 중요한 기관인데, 근육 내 지방산 산화력이 감소해 인슐린 저항성과 2형 당뇨병 발생의 중요한 병리 기전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대사율의 증가뿐 아니라 비만과 관련된 2형 당뇨병 등의 대사증후군 개선을 위해서도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근육량 감소의 우려가 높아지는 중장년층일수록 지속적인 운동을 통해 근육량을 늘리는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

성별도 중요한 인자인데, 여성은 동일 연령의 남성보다 대사율이 10~15% 낮다. 또한 연령이 많을수록 대사율이 떨어지게 되는데, 10년에 약 2%씩 대사율이 감소되는 것으로 연구됐다.

다이어트를 하면 남성보다 여성이 그리고 연령이 많을수록 체중이 더디게 빠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대사율과도 관련이 많다. 체온도 대사율에 영향을 주는데 체온 1℃의 변화는 대사율을 1.1배 변화시키므로, 기초체온의 상승이 중요하다. 또 음식을 소화, 흡수시킬 때 열이 발생하고 에너지가 소모되는데 이를 식이유도열발생이라고 하며 음식물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다.

지방이나 탄수화물보다 단백질이 식이유도 열발생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백질은 대사율 상승에 중요한 인자인 근육량을 늘리는 데 필요한 영양분이니,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것은 대사율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월경 주기에 따라 대사율의 변동이 생기는데, 배란 일주일 전에 대사율이 가장 내려가고, 황체기(배란 후 월경시작일까지, 28일 월경주기라면 14일 동안)에 8~18%가량 대사율이 상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황체기에는 프로게스테론과 에스트로겐 호르몬이 상승하면서 대사율을 상승시킨다고 한다. 따라서 황체기에 식이요법, 운동 등을 보다 철저히 하면 체중 감량 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생체 에너지, 에너지 대사를 기(氣)의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의학 고전에서는 ‘비인기허(肥人氣虛)’라 하여 기가 허해져서, 에너지 대사가 감소되면서 비만이 되는 것을 예부터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한의학에서 기는 추동(推動·인체의 에너지와 혈액을 순환시켜 주는 역할) 작용뿐 아니라, 열을 발생시키는 온후(溫煦) 작용을 하므로 기의 작용은 양(陽)기의 개념으로까지 확대시킬 수 있다.

세포와 동물을 이용한 실험적 연구를 직접 수행해 기와 양(陽)을 조절시키는 한약들이 대사율을 상승시키고 체중을 감소시키며 대사증후군을 개선시킴을 과학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양방 비만 치료제 중 대사율 상승 효과를 통한 치료 약물이 부재한 상황에서, 한약의 대사율 증가 효과는 양약과 분명 차별되는 작용이다.

중장년층 및 기초체온이 낮으며 근육량이 부족한 여성 등 생체 에너지 대사율이 낮은 조건을 지닌 사람일수록 대사율 조절 효능을 겸비한 한약을 통한 비만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도움말=한방재활의학과 송미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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