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수능 마친 고3 자녀 지도법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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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1-28 07:52  |  수정 2016-11-28 07:52  |  발행일 2016-11-28 제17면
“자녀가 신나게 배울 수 있는 것이면 뭐든 적극 도우세요”
[학부모역량개발센터와 함께하는 멋진 부모 되기] 수능 마친 고3 자녀 지도법
시험을 친 후 여행을 떠난 다사고 학생들. 구체적인 경험을 하면 내면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독서의 즐거움 깨우쳐 주려면
서점 찾는 재미부터 알게 해야
성장 도움되는 직접 경험으로
홀로 하는 여행·문화체험 좋아

수능이 끝났다. 고3 수험생들은 갑작스레 주어진 자유에 환호하지만 남아있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몰라 막막할 것이다. 대학 입학까지 100일 동안의 시간을 어떻게 하면 보람 있게 보낼 수 있을까? 고3 담임 교사가 들려주는 조언을 참고해 보자.

Q: 수능이 끝난 뒤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물었더니 실컷 자고 놀고 싶다고 하네요. 이런 경우 부모가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학생들에게 ‘수능이 끝나면 무엇을 하고 싶냐’고 자주 묻습니다. 그러면 제일 먼저는 잘래요, 신나게 놀래요, 예뻐질래요 등의 답이 나옵니다. 그동안 참아왔던 것들이니 당연합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나오는 답은 신기하게도 영어 공부, 운전면허 따기, 메이크업 배우기 등입니다. 지겹게 공부를 하고 있으면서도 무언가를 또 배우고 싶어 하는 것입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배우려고 한다고 해서 스펙을 쌓기 위해 도와야 한다는 생각은 접어두세요. 우리는 경쟁하는 공부가 지겹다고 하면서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시스템에 젖어 있습니다.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 외에 다른 방법으로 학습 동기를 일으켜 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겁니다. 자녀가 무언가 배울 때 자신을 신나게 하는 어떤 것을 찾을 수 있도록 적극 도와줘야 합니다. 알아갈수록 뿌듯하고 호기심이 생기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좋습니다. 내 삶에 활기를 더해 줄 그 무엇을 발견하는 기쁨, 배우는 재미에 하루하루가 꽉 차는 뿌듯함, 공통의 관심사를 함께 누리는 사람들을 사귀어 가는 즐거움은 이후 대학 생활이나 사회 생활에도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각종 운동, 악기 연주, 커피, 인문학, 외국어, 컴퓨터, 미술, 공예 등 다양한 강좌를 지자체가 운영하는 기관, 백화점 문화센터, 사설 학원 등을 통해 접할 수 있습니다. 2~3개월 시간을 투자해 공부한 다음 자격증 취득에 도전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이가 당장 뭔가를 배우려 하지 않는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의 평소 취미 활동을 지원해도 좋습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책 ‘덕질로 인생역전’(대학내일20대연구소)을 읽으며 좋아하는 일을 통해 자신의 직업을 찾은 젊은 청년들의 모습을 참고해 보십시오.

Q: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 독서의 즐거움을 알게 해주고 싶은데, 어떤 방법이 알맞을까요?

A: 대학생들에게 ‘수능이 끝난 후배들에게 무엇을 권하겠냐’고 물으면 하나같이 ‘독서’를 꼽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주는 즐거움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독서의 즐거움을 알려주기란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놀랍게도 서점을 문제집이나 참고서를 살 때만 방문해 본 아이들도 많습니다. 저는 직접 서점을 방문하는 경험에서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대구에서도 백화점에 대형 서점이 북카페, 문화공간을 아우르는 콘셉트로 입점하는 등 ‘서점=책을 사고파는 공간’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습니다. ‘술 먹는 책방’ ‘철든 책방’ ‘어서 오세요, 오늘의 동네서점’ 등 책에서 보던 동네 서점도 대구에서 볼 수 있습니다. 북성로에 위치한 작은 서점 ‘폴락’에서는 독립출판물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Q: 그동안 못했던 직접 경험을 통해서 아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내면의 성장을 이끌 수 있는 좋은 방법으로 여행과 문화체험을 들 수 있습니다. 각 지자체의 홈페이지와 관광 관련 SNS, 여행 가이드북, 대중교통 등을 이용하여 스스로 여행 계획을 수립할 수 있습니다.

책 ‘우물 밖 여고생’ ‘수능 대신 세계일주’를 보면 아이들이 혼자 해외로 떠나는 것을 무조건 위험하다고 반대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대구에서도 최근 근거리를 중심으로 저비용 항공사의 국제 노선이 크게 증가해 해외여행의 부담이 크게 줄었습니다. 여행 경비 마련, 교통편과 숙소 예약, 안전에 대한 대비, 일정 짜기 등을 아이가 스스로 계획하는 과정에서 자립적인 인간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문화공연이나 행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대구문화재단에서 발간하는 ‘월간 대구문화’(blog.naver.com/cu1985)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의 문화예술공연에 대한 자세한 소식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화는 CGV대구 아트하우스, 동성아트홀, 오오극장에서 예술영화와 독립영화 등 지역에서 접하기 힘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므로 시간을 내서 방문해 볼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 도움말=김언동 다사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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